새크라멘토 반나절

나홀로 여행. 주청사답게 깨끗한 도시. 힙한 곳도 있어요.

by 달순

내가 사는 곳에서 캘리포니아 주 주청사가 있는 새크라멘토까지는 세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서 정보를 받으며 아하!하는 게 있다. 지인에게 '나 내일 새크라멘트 갈거에요!'라고 했더니, '요즘 땡스기빙 시즌이라 차가 막힐 수 있어요.' 하는 꿀팁을 줬다. 아하! 하는 순간이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어서, 더 일찍 출발했다. 아침 여섯시 반에 일어나서 샤워를 후다닥 하고, 일곱시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 부릉부릉! 하는 기운은 한 시간이 지나자 풀이 꺾였다. 운전에도 기세가 있는것 같다. 그 기세는 내 경우 한 시간 반 쯤 지나면 꺾인다. 나도 이제 마흔을 넘었으니, 몸의 말을 들어야 한다. 마흔이 넘었고, 홀로 해외에 살고 있으니, 엄마 말대로 '혼자 살면 살수록, 더욱 더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된다. 새크라멘토에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쫒기듯이 운전할 이유가 없지 싶어서 중간에 주유소로 들어갔다. 이 곳의 아침은 안개가 자욱하고 추웠다. 가을 느낌이 물씬나는 나무 풍경들이 많았다. 캘리포니아는 햇살이 좋은 대신, 사계절의 참맛을 느끼기 힘든곳이다. 그래서 그 날이 그 날 같을 때가 있다. 아침에 문 연 곳은 럭키 수퍼마켓. 거기에서 6불짜리 방울 토마토를 하나 샀다. 후아, 물가가 후덜덜하다. 그리고 운전으로 인해 허리가 굳어졌을테니, 조금 걸을 겸 슈퍼마켓 옆에 있는 달러 트리 Dollor Tree 상점에도 들어갔다. 싸구려지만 추위를 견디게 해 줄 털장갑과 모자도 샀다. 또, 해외 생활을 할 때 생기는 외로움은 어떨 땐 힘이 되어 스몰토크를 하게 한다. 평소엔 영어를 입밖에 그렇게 많이 꺼낼 일이 없다. 신기하지 않은가? 미국에 사는데 영어를 잘 쓸 일이 없다고 말하면, 의아해한다. 그렇다. 그게 이민생활의 한 모습이다. 외로워서 그랬는지 계산원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는데 영어가 술술 나오더라. '나는 어디어디에서 왔어요. 나는 지금 새크라멘토로 가고 있어요. 이 동네는 이름이 뭐에요?' 이런 질문을 하면서 웃음도 싹~날려줬다.

새크라멘토로 들어오는 길에는 안개가 많았지만, 막상 새크라멘토 안으로 들어오니 날이 개었다. 하늘이 하늘색이었고, 햇빛이 느껴졌다. 숙소에 주차를 했다. 정오도 되기 전인데...... 보통 오후 세시가 되어야 체크인을 해 줄텐데...... 그래도 나는 질문을 잘 한다. 물어는 봐야지. 혹시 일찍 체크인 해 줄수 있냐고 말이다. 그런데, 묻지도 않았는데 그냥 체크인을 해 줬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랬을까. 팬시한 숙소가 아니다. 그래도 내게는 알맞다. 어쨌거나 체크인도 일찍 해 주었다. 다만 주차비를 받더라. 가라지 Garage에 할거면 35불이고, 야외에 할거면 45불이랜다. 난 그럴때는 또 돈을 퍽 쓴다. 편의성을 위해서 말이다. 1박을 하는데도 들고 올 짐은 상당했다. 노트북에, 핸드폰에, 애플 와치 충전기에, 잠옷에, 씻을 것에, 그리고 도시락 가방도 꼭 챙긴다. 거기엔 아침에 빈속에 들어가서 탈이 안나는 것들: 당근, 오이, 또 야무지게 만두까지 쪄서 담아왔다. 물가를 생각하면 식비를 줄이는 게 맞지. 물, 칼, 아보카도, 삶은 계란도 챙겨왔네.

호텔 방 안으로 들어가면 안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나는 그 자리에서 다시 호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만 보를 걸었다. 중간에 여기 저기 둘러보기도 하고, 혼자 1인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의외로 맛있어서 놀라웠다. 만보를 걸은 곳은 새크라멘토 주청사, 식당 정도다. 주청사의 위엄은 대단하더라. 캘리포니아 주 자체가 어마하게 크니, 그 위엄이 느껴지게 지어 놓은 것 같다. 과거의 '서부로! 금을 향하여!' 하는 골드 러쉬의 기운도 느껴지는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허기가 몰려왔다. 그래서 막 미친듯이 걸어서 이 곳에 도착했다. 피쉬 페이스 포케 바. 혼자 먹기에 딱 좋게 생긴 식당. 그리고 안에는 다른 가게도 있어서 둘러보기 안성맞춤이더라. 거기에서 팁포함 18불을 주고 불고기 덮밥을 먹었다. Gyudon Beef Bowl. 종이 접시에 흰쌀밥에 얇은 고기. 그 옆에 애호박인가? 했더니 오이지더라. 와, 역시 미국식이라 그런가, 오이지도 무지막지하게 크다. 뭔가 오종종하고 옹기종기한 느낌이 없지만, 또 이 시원시원하게 큰 것도 맛나더라!

이 글이 새크라멘토 여행기라고 하기엔 미흡하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재밌었다. 운전을 하면 그런 생각을 한다. 운전을 오래 할 수록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가겠지. 그러니까 그럴수록 더 걸어줘야 한다. 그런 강박때문에 만보를 걸었더니 몸의 배터리가 다 나가 버렸다. 밥이 몸 안에 들어갔더니 더욱 급 피곤함이 솨악, 느껴졌다. 세시 전에 호텔 방에 들어와서 푹, 쉬고 있다.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말이다. 1인 생활자는 철저하게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무리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남들 다 갈것 같은 곳, Croker Museum 크로커 뮤지엄 같은 곳을 가지 않았다. 여행도 기가 있어야 하는것 같다. 이번 새크라멘토행은 여행은 덤이고,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에 온 것이기에 임무 완수에 무게를 실어보세!

만약 새크라멘토를 들릴 일이 있다면, 주청사와 Fish Market이라는 곳에 가 보길 추천한다. 뭔가 '힙'해 보였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드는 생각은, 1인 여행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심심하고 외로운건 기본인것 같다. 그래도 쳐지지 말자. 나는 혼자 여행도 하고 가족 여행도 하고, 단체 여행도 할거다!

*Fish Face Poke Bar: 1104 R Street Suite STE 100, Sacramento

*이 여행에 꿀팁을 제공해 주신 S님, 고맙습니다 :)

왼쪽부터: 아침의 안개속에서 운전함. 그래도 가을 단풍 구경! 발강 표지판은 무지 눈에 잘 뜨임.

아시안 느낌 풀풀 나는 건물. 그러나 새크라멘토엔 대형 한인마트가 없더이다.

주청사 건물. Capitol State.

오른쪽 이미지: 팁과 세금 전부 포함 18불. 불고기 덮밥. 왕 오이지가 포인트!

요런게 재미나고 귀엽게 느껴짐!

오우! 이 가게 음반 스피커가 엄청 큰 힐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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