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샌프란시스코 #1.

바구baggu, 탈틴 빵집, 돌로레스 공원, 서점, 건축 양식

by 달순

만약 내 미국살이에 샌프란시스코가 없었다면 참으로 슬프고도 원통했을것같다. 이 도시는 공간이 널찍널찍해서 타인과 자리싸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문화가 사막처럼 메말라 있지도 않다. 미국은 이름을 댈만한 몇몇 대도시를 빼면 대부분 조금은 황량한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난 문화가 응집되어 있는 도시가 참으로 맘에 든다. 그래서 나는 서울을 그리워한다.

오늘은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면모를 보았다. 3434 17th street 에 주차를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위험하다고해서 일부러 컴퓨터도 집에 두고 왔다. 그리고 주차료가 상당해도 그냥 이런 데에는 돈을 써야 한다.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 주변이 상당한 핫스팟이었다.

이런 ‘몰랐는데 알고보니’의 순간들이 참 맘에 든다. 내 인생에 이런 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탓할게 아니라, 자꾸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해 두드려 봐야 한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풍경이 짜잔! 하고 나타난다. 내가 오늘 두드린 것은 나름 무료 모임이었던 가이드 투어였다. 끝날 때 팁을 드려야 한다. 눈을 마주하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고 손에 쥐어 드렸다. 19세기, 20세기 샌프란 시스코의 건축양식을 알려주면서 가이드와 함께 걷는 투어였다. 영어 듣기 공부가 된다. 또 혼자 여행을 하면 그것이 ‘신나는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상당히 느리게 갈 수 있는데, 이런 가이드 워킹투어가 안성맞춤이다. 시간도 잘가고, 그룹으로 다니니 안전한 느낌도 든다.

만남의 장소는 20가와 church street 였다. 여기에서 시작하여 한 구역을 같이 걸어 다녔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대략 짐작으로 칠십대 같은데,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언덕배기 길들을 참 잘도 올라가고 잘도 내려오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도 저런 잘 걷는 시니어가 되고 싶다. 무료로 사람들한테 정보를 제공하면서 같이 걸을 수 있다면 최고의 취미 활동이다. 나처럼 영어를 한 자라도 더 들으려고 쫑긋하는 젊은이를 보면 더 또박또박 발음할거 같다. 두시간 좀 안되게 이런 저런 건축양식을 구경했다. 가이드의 말을 듣고 집들을 보니 새롭게 보였다. 아는만큼 보인다.

돌로레스 공원. 수년전 이곳을 왔을 땐 여름이었는데, 여름엔 사람들이 이 푸른 잔디위에 빽빽이 들어서 있다. 나도 여름에 다시 와서 돗자리 펴고 누워 있어야지!
옛날 돌로레스 공원에 있던 작은 집들. 말을 운송수단으로 삼고 이 집들을 이동했다. 샌프란시스코에 큰 지진이 나서 이 집들을 하나씩 줬댄다. 그리고 오늘날 이 집들은 밀리언달러.
저 작은 민트색집은 전형적인 빅토리안 스타일이랜다. 가운데 흑백 사진은 옛날 소방서 fire house. 최근에 5백만불에 팔림. 오른쪽 집은 창문이 동그랗다.
이 구역의 집들은 건축가 페르난도의 스타일 집들이랜다. 현관문의 비행접시같은 기둥, 도넛모양의 장식들, 그 위에 있는 금박동그라미는 버튼이라고 불린다.
하수 처리 관련한 것. 백오십년은 됐다고 한다. 한 명의 builder 시공업자/건축가가 주루룩 나란히 같은 모양의 집을 만듦.
1913-1930까지 17년동안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역임한 시장집. 시장은 인기가 많았고 governet 주지사? 가되었고, 결국 그는 일하다가 사무실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가이드 투어가 끝나고, 이제 오롯한 내시간이 되었다.

일단은 집에서 가져온 삶른 계란과 귤을 까먹었다. 40대에 미국 여행에서 상당히 중요한건 역시나 생리 해결이다. 아침 일찍 운전을 해야했고, 그럴 때 ‘고고*’ 에게서 배운 기술은 물을 최대한 마시지 않고 입술만 축이고 운전하는거다. 다행히 돌로레스 공원에는 깨끗한 공중 화장실이 있었다! 반갑고 고맙더라.

한시 반에 또 다른 투어가 있었지만 그건 포기했다. 도네이션으로 기부금으로 이십불을 내라고 써 있었다. 좀 비쌌다. 망설였지. 여기까지와서도 돈돈하는 것이냐? 그런 내가 쪼잔해 보이면서도, 그래도 생각을 안 할수 없지. 그게 인생이다. 내가 돈을 쓰고 내가 갚는 거 ㅎㅎ 책임지는 일.

그래도 역시나 난 먹보인지라 먹는것엔 돈을 잘썼다. 남들 다 간다는 tartine bakery. 줄서서 먹었다. 작은 빵집에 사람들은 무지하게 많았다. 그래도 건강을 챙기겠다고, 사워도우 빵과 아보카도 빵을 시켰다. 맛은 있는데, 후아! 물가는 비싸다! 빵에 아보카드가 잔뜩 있었고 그 위에 약간 매운 가루, 씨앗을 뿌리고 18불이나 받더라! 근데 젠장할, 맛나다!

그러고 배를 좀 채운 후,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이 길이 뭔가 비범한 길이구나. 여기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싶어 나도 슬슬 주변을 보기 시작했다. 뭐가 되게 볼 게 많고 그만큼 사람들도 늘어났다. 여행객도 있지만 뭔가 찐로컬들이 모이는 장소같았다. 나 같은 도시 문화에 굶주린 시골쥐에겐 별천지 같았다. 서점, 식당, 가게, 힙스터들이 갈만한 마차 카페도 있었다. 혹시 이 글 보는 당신,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다면, 구글지도에서 바구 baggu, Sanfrancisco 나 타틴 베이커리 Tartine Bakery치면 나올것이다. 거기 busy area 돌아 다니면 기분이 좋아지고 눈이 즐거워진다.

탈틴 베이커리. 젤 잘 팔리는건 아몬드 크로아상과 모닝번이랜다. 다만 건강엔 별로일듯하여 사워도우 와 아래의 아보카도 사 드심. 후회는 없다.
저 당근이 킥kick이다. 당근을 피클처럼만들었다! 시면서도 맛나다! 오이피클보다더.
옷, 신발 가게인데도, 내부 벽지 장식이 이렇게 화려하다! 오른쪽은 가장 맘에 들었던 서점.
이 안경 테들은 삼백불 사백불 하더라. 일본에 직접가면 더 싸겠지? masunara 안경이랜다.

샌프란시스코는 참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가끔이라도 꼭 보자!

여행 팁

- 주차는 되도록 garage parking. market street 는 조심하기. 이 주변 야외 주차에 대해 구글리뷰보면 놀라울정도다. 20-30불 주더라도 차고 주차하면 안심이다.

- 가 볼만한 곳: 돌로레스 공원, 골든게이트 공원.

- 먹을만한 곳: Tartine bakery, Bao. (멕시코 식당 타코는 십불로 쌌지만 그냥 그랬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크라멘토 반나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