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백수매거진_#15]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후기(2)

#자발적백수라이프

by 달숲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 후기 2탄
(2019.7.9 ~ 2019 7.20)

[목차]

1) 명상코스 디테일 (Day 1 ~ Day 10) + 도착일/출발일

2) 종료소감

3) Q&A




1) 명상코스 디테일 (Day 1 ~ Day 10) + 도착일/출발일


Day 0 (도착일)

진안행 고속버스 티켓을 미리 구매하여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집을 출발하였다. 캐리어에 짐을 채우고 엄마와 인사를 하는데 왠지모를 비장미가..! 나를 찾기위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본다. 아마도 내면을 깊이 바라보고 탐구하는 시간이 것이다.


버스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 10분에 출발하여

13 10, 진안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에 탑승하니 승객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곳곳에 담마코리아에 같은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홈페이지를 통해 택시 카풀을 미리 구해놓았기에 진안에 도착하여 함께 모여 택시를 쉐어하였다. 생각해보니 전에 점심도 같이 먹기도 했구나.ㅎㅎ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결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직감이 든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담마코리아에 도착. 택시비는 예상보다 나왔다. 12,500원정도 나왔던것 같다. 3명씩 대로 타고 와서 다른 차는 얼마가 나왔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아마도 비슷하겠지.


도착한 서류를 작성하는 곳으로 향한다. 신청 서류를 사무실에서 접수하고 번호와 식사구역 번호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귀중품을 사물함에 보관하고 핸드폰을 반납한다. 이때 도착했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하는데 경황이 없어 바로 반납을 하였다. 그리고 그날 밤에 자려고 눕는 순간 생각이 똬앟! 마지막날 반납하고 보니 엄마에게 부재중 전화가 2통이 와있었다. 불효녀를 용서하십시오....크흡


모든 절차를 마치고 방으로 입실한다. 나는 2인실로 배정을 받았으나 다른 사람이 추가적으로 오지는 않았다. 이번 코스에 신청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그랬겠지만 만실이 되는 경우에는 함께 사용한다고 한다. 방이 조그마하고 방음이 되지 않기때문에 코를 골거나 기침을 하면 모두 들을 있을 정도다.



짐을 풀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화장실도 가보고 센터 주변을 서성이니 대충 위치들이 파악되었다. 있을건 모두 구비되어있고 필요없는 것은 가차없이 없는 . 화장실, , 식당 모두 깔끔하게 유지되어있었다. 물론 호텔 수준을 바라면 절대 안된다. 그래도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쾌적하여서 만족스럽게 명상에 모든것을 집중할 있었다.


저녁밥을 먹으러 갔는데 식탁이 모두 쪽으로 배열되어있어서 서로 눈을 마주치며 먹을 없다. 각자 먹은 식기는 각자 설거지를 하고 정리한다. 밥을 먹은 후에는 담마홀에 모두 모여 명상을 시작했던것 같다. 담마홀에 들어갔을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들어갔을때 은은한 조명과 압도되는 에너지에 감탄이 나왔던것 같다.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이곳은 뭔가가 다르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왜일까.


각자의 자리는 모두 지정되어있고 남은 수행일동안 동일한 곳에서 명상해야한다. 방석이 모두 깔려져있는데 폭신하다. 명상을 위한 모든 것들이 수련생들을 위해 세팅되어있다. 그렇다. 고맙게도 우리는 앉아서 명상만 잘하면 되는것이다. 그런게 그게 참으로 어려웠다. 특히 초반에. 집에서 깔짝깔짝(?) 혼자서 해봤던 명상과는 명상법이 달랐고 첫날이어서 마음이 더욱 부산했던것 같다. 명상이 턱이 없다. 그렇게 흐지부지 명상이 끝나고 Day 0 종료.


모든 것이 낯설기만하다. 오늘 왔는데 벌써부터 집과 가족이 그립다.


내일부터는 새벽 4시에 기상해야하는데 일어날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한동안 뒤척이다 잠에 들었던것 같다.


Day 1

새벽 기상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낯선 환경에 몸이 한껏 예민해서인지 알람시계소리에 잠이 깨버렸다.


일어나서 세수를하고 담마홀로 향한다. 새벽의 담마홀은 지난밤과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자리에 앉아 2시간동안 명상을 하려니 죽을맛이다.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곳이 없는데 특히 다리가 무척 저려서 자세를 계속 바꿔야 했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다니..스스로가 처량하게 느껴졌지만 더욱 슬펐던 것은 명상이 하나도 되지않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정신이 고통에 집중되었으니 집중이 턱이있나. 한없이 나약한 자신을 느끼는 새벽 명상이었다.


Day 1부터는 코에 집중하여 하는 호흡명상을 배우는데 이를 '아나빠나 명상'이라고 한다. 아나빠나 명상을 하면 코에 감각이 느껴진다는데 도대체 감각이라는게 뭔지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하나도 정말 -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숨이 인중에 닿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무딘 사람이었나? 자괴감이 뽀글뽀글 올라오기 시작한다. '고통+자괴감+답답합'에 마음이 압도되었다. 계속 자세를 바꾸었다. 자세를 바꾸니 고통이 사라져서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지다가 호흡을 조금 하니 잠이 솔솔온다. 힘들어하는것 아니면 졸다니...도대체 왜이러는거니 몸뚱아리. 새벽명상도 엉망으로 마무리되었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심정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은 생각보다 푸짐하게나왔다. 식빵도있고 죽도있고 몇가지 반찬에 과일도 있어서 신이 났다. 빵만 먹으려했는데 죽과 빵을 모두 먹고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과한 욕심에 너무 많이 퍼와서 먹느라 배가 터질지경이었다. 왜이렇게 어리석은걸까? 그래도 음식을 남기지 않은 부분을 했다고 합리화하며 아침 식사 마무리. 밥먹고 쉬는시간에는 방에 돌아와서 잠을 잤다. 명상을 하러 왔는데 배터지게 먹고 늘어지게 자는 나의 모습은 미련함의 표상이었다. 그래도 잠은 잘잤다.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점심먹고 살짝 누워있다가 명상하고 하루종일 이런 스케줄의 반복.


10 명상코스 초반에는(아마 3일차까지) 아나빠나 호흡법에 집중하는데 부분에 범위를 제한하여 호흡을 한다. 이는 위빳사나 명상에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수련생들을 워밍업시키기 위함이다. 범위를 좁게하지 않으면 미세한 감각을 느끼는 것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범위는 매우 제한되어 진행된다. 그래서 나에게는 - 지루했다. 느끼라는 감각은 느껴지지도 않고 코에서 도망갈수도 없고 지루해서 계속 병든 병아리마냥 꾸벅꾸벅 졸았다.


그렇게 첫날이 흘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루 10시간 명상을 해본날.


이거... 잘하고 있는거 맞는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루종일 졸기만 한것 같은데 흐음.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찌되었건 취침.


Day 2

이틀째부터는 알람시계를 맞추지 않았다. 운영실에서 기상 종소리랄까 싱잉볼 소리를 들려주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있었다. 주변이 모두 고요하니 작은 소리도 크게 느껴진다. 마음이 평정해지면 감각이 잘느껴지는 그런 원리려나. 서울에서 들리던 시끄러운 차소리가 없어서 좋았다.


이날은 아마 비가왔던듯. 10 코스 동안 계속 비가 오다 날이 조금 좋아졌다 다시 비가 내리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여름이었어나 너무 덥지도 않았고 다양한 날씨속에서 다른 느낌으로 명상을 있었다.


새벽에는 담마홀로 직행. 간혹 새벽 명상을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각자의 방에서 명상을 있는 나름의 선택권이 있어서 아마 방에서하거나 잠을 잘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방에서 절대하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너무 알기에 무조건 담마홀을 선택하였다. 명상이 되건 되지않건 새벽에 몸을 열심히 일으켰다.


그런데 일어나는것만 잘했지 명상은 도통 진전이 보이질 않는다. 다들 느낌이 느껴지는걸까? 서로 대화를 없기에 각자가 어떤 단계인지 없다. 그러나 그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뭔가가 느껴진다하면 질투감 혹은 초조함이 폭발할것만 같은 답답한 지경이었기때문이다. 느낌이란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오늘도 별다른 수확없이 아침 명상 종료. 그리고 밥을 먹으러간다. 이날도 죽과 식빵을 먹었는데 먹은 속이 별로 좋지 않았다. 왜이렇게 먹을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걸까. 자신을 자책하다 개인 휴식 시간이 공허히 흘러간다.


다시 단체 명상시간. 명상을 하러온건데 명상이 되질 않는다. 괜한짓 한건 아닐까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여행이나 갈걸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차싶어서 다시 감각으로 돌아온다. 잡생각할때가 아니지..라고 생각하다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다른 생각을 한다. 아나빠나 명상을 할때는 정말 집중이 안되서 별별 생각을 다했던것 같다. 과거에 했던 실수나 내가 타인에게 상처줬던 일들 그리고 상처받았던 일들이 무차별적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잊은 알았던 기억들이 갑자기 떠올라서 스스로도 신기했다. , 그런일들이 있었지, 그런 사람들도 인생에서 있었지 계속 깨닫게 된다. 모든 생각을 다하고 명상이 끝나기 몇분 겨우 호흡에 집중했던것 같다. 역시나 소득 없이 점심을 먹으러 간다.


식사는 맛있었다. 속이 더부룩해서 이때부터 아마 조금씩 먹기로 작정하였던것 같다. 조금씩 명상을 위한 진지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던것 같다.


점심 식사 , 자리에 앉으니 마음이 심란하다. 아나빠나는 나랑 맞지 않는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온다.

저려오는 다리도 너무 아프고 담마홀 안의 고요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날은 부모님이 강렬하게 떠올랐던 날이다. 시각화를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눈을 감은 어둠속에서 계속해서 사람들이, 장면들이 떠오르고 사라졌다. 부모님이 너무 힘겨운 그리고 불행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흘렀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눈물이 줄줄 흘렀다. 다들 눈을감고 명상을 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걸까? 기분이 울적해졌다.


매일 저녁에는 고엔카 선생님의 법문을 듣는다. 시간은 하루 종일의 명상에 대한 정리와 다양한 지혜의 정수를 들을 있는 시간.

하루종일 명상으로 지친 심신이었지만 법문 시간은 듣고 싶을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모든것이 이해가되며 -그런거구나하며 위로를 받는 시간이랄까.


혹시 유독 명상이 되지 않는게 비염때문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극도의 짜증을 부르는 다리저림은 무엇때문이려나. 여기저기서 이유를 찾아대는 모습이 오늘도 처량하게 느껴졌다.


시간을 흘러가고 오늘도 자야할 취침시간. 시간에 맞춰 잠에 든다.


Day 3

이날은 유달리 마음이 심란했다. 집에 가야하나라는 고민을 잠시 했다. 3일이나 아나빠나를 내리하고 있는데 진전이 하나도 없다. 답답함이 밀려온다. 고작 이틀해놓고 초조해하는 모습이라니. 마음의 그릇이 작아도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정성의 그릇이 뼘더 자란 기분이 밀려왔다.


삼일차부터 아침에 죽을 포기하고 식빵을 2개씩 먹기 시작했다. 먹으니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도 줄여서 먹었다. 몸이 가벼워지니 정신도 어느정도 맑아지는것 같다. 부정성을 조금씩 몰아내고 마음을 바꿔먹기로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코스 마지막까지 반드시 있는다.
꼭 마무리한다.

마음을 정하고나니 명상에 한결 집중되었다. 그래도 꾸준히 아무것도 느껴지지않는다. 그럼에도 조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고군분투하는것을 몸이 알아준걸까..?ㅎㅎ 그렇다기에 다리는 여전히 저렸다.


이날도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가 불현듯 부모님이 다시 등장하였다. 이번에는 한적한 시골 갈대밭 앞에서 두분이 나를 보고 웃고 계셨다. 너무 해맑은 미소로. 모습이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렀다. 이건 명상이 아니라 눈물코스인가요? 연이어 울고있는 무슨일입니까 으이구.


법문시간이었던가 고엔카 선생님께서 내일인 4일차가 고비라는 말씀을하셨다. 많은 수련생들이 통계적으로 4일차에 많이 포기를 하나보다. 말을 듣고 나는 속으로 '읭? 난 벌써 수차례의 고비가 왔는데 뭐라구요?'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한다는 다짐을 겨우했는데 내뱉은 말을 물러야하나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으나()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주사 맞기전 간호사 엉덩이를 ! 때리고 찔러넣지 않는가. 나를 치유하기위해 엉덩이를 맞아야하는 순간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이기로한다. 이번에 물러서면 더이상 도말갈 곳이 없다. 후퇴는 없다.

비장하게 취침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Day 4

4일차는 여러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다. 코스의 핵심인 '위빳사나 명상' 배우는 날이다. 위빳사나 명상은 현재 내가 느끼는 감각에 집중하는 명상인데, 감각은 사실 몸에 분포하고 있으며 느낄수 있으나 아나빠나 명상에서 내가 하나도 느끼지 못한것처럼 사람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감각을 한번에 ! 느낄수도 혹은 반대가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불행히도 후자였다.

코에 제한해서도 느껴지지 않는데 다른곳이 느껴질 턱이...ㅎㅎ


그리고 4일차부터는 아딧타나(강한 결심) 시작한다. 강한 결심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이 정말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아딧타나를 마무리할 있다. 아딧타나를 할때는 1시간동안 자세를 바꾸지 않고 - 앉아있어야 하는데 이게 정말 고문이 따로없다. 다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마비되는 경험을 해야하는데 하루에 총 3시간, 즉 3번을 나눠서 아딧타나를 해야한다. 허허허허허허허. 이때부터 살짝 정신줄이 나가기 시작한다.


아딧타나 때는 중간에 눈을 뜨느것도 불가하다. 몇분이 흘렀는지 없는것. 그러면서 위빳사나를 하며 전신의 감각을 느껴야 한다.


나의 초반 목표는 아딧타나때 자세를 바꾸지 않고 눈을 뜨지 않는것이 목표였다. 사실 감각을 과연 느끼기나할까? 반신반의였기에 목표를 낮게 잡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다지 낮은것도 아니었다. 1시간동안 자세를 바꾸지 않는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다리 전체가 욱신거리고 상반신도 이곳저곳이 따끔거렸다. 그리고 여기는 찌르르르 찌릿하고 저기는 간질거리고. 아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그래도 절대 눈을 뜨지 않았다. 자세도 바꾸지 않았다. 1시간이 지나니 온몸에 힘이 빠졌다. 아딧타나 직후에는 울고싶었으나 정작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이거 도대체 왜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다 뜻이 있으니 코스에 포함되어있는거겠지라는 생각을하며 감각을 찾아 열심히 명상을 하였다.


4일차는 위빳사나를 하는 날이므로 스케줄이 평소랑은 살짝 다르다.

위빳사나에 집중하여 설명을 필요가 있어서 그런 같았다.


명상 기간동안에는 점심 이후에 법사님과 11 면담을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동안 감각도 안느껴지고 딱히 궁금한것도 없어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면담을 신청하며 답답함을 법사님께 토로하였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나에게 법사님은 빙그레 웃어보이시면서 걱정하지 말라고해주신다.

그런 반응에 대뜸 믿음이 갔다. 평소의 나라면 화가 났을텐데. 왜지? 모르겠다. 근데 정말 괜찮을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꾸준히 반응이 올때까지 해보라는 말씀을 듣고 다시 자리에 앉아 명상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날 저녁 손, 발이 찌릿하며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츰 이해하기 시작했다.

, 이런 감각을 말씀하신거였구나!


정말 신기하게 위빳사나를 시작한 날부터 마법처럼 감각이 하나둘 살아나기 시작했다.

손에서 손목으로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팔꿈치에서 어깨까지 감각이 조금씩 느리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얼굴, , ,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느낄 있는 상태로 도약하다니..! 흥분이 되었다. 기뻤다. 진전이 있는것 같아서 너무너무너무 기뻤다.


이런 기쁜 나를 알아보셨던걸까, 법문 시간에 고엔카 선생님께서 인간의 번뇌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던것 같다.


불행은 불쾌한 감각을 통해서도 생기지만 유쾌한 감각을 통해서 생긴다고 하셨다. 즐거운 감각이 생기면 인간은 계속하여 끊임없이 갈망하고, 무상한 것을 갈망함으로써 자신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만물은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고 이를 우리는 감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것을 위해 경험할 있다. 결국 감각이 느껴지는 것을 위해 희열을 느끼는 것으 또다른 불행과 번뇌를 낳는 것이다.


그저 우리는 객관적으로 관찰하여야한다.
고통도, 불쾌한 감각도, 희열도, 즐거운 감각도
모두 일어나면 사라진다.

이를 실제로 느낀것은 아딧타나를 할때 진짜 귀가 미친듯이 가려워서 자세를 풀어버릴까 고민을 하였는데 결심을 흔들리게 하고 싶지않아 정말 꾸역꾸역 참고 참았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 가려움이 정점을 찍고 사르르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부위에서 다른 감각이 일어났다.


아..만물은 무상하구나. 감각 또한 무상하구나.

그동안 이렇게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에 미련하게 반응하여 고통을 스스로 키우고 키웠구나.


어리석음에 대한 회한과 깨달음에 대한 감사함이 마음속에서 복잡하게 뒤섞인다.


매일 벅벅 긁어서 상처로 가득한 다리를 바라보며 고통을 무상으로 인식하기로한다.

조금씩 마음에서 평정심이 자라나는 같다.


많은 것을 배운 하루. 그만큼 길고 피곤한 하루였다.


Day 5

감각을 느끼기 시작하니 궁금한게 너무 많아졌다. 법사님과의 11 면담을 신청하여 궁금한 것을 최대한 물어보고 저녁 모든 스케줄이 끝난 이후 공동 질문시간에도 이것저것들을 물어본다.


감각을 느낀 다소 들뜬것 같은 자신을 발견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져보기로 한다. 위빳사나 명상의 핵심은 '감각 알아차림+평정심'. , 어떠한 감각을 느끼더라도 ' 이런 감각이 일어났구나'하고 객관적으로 관찰하여야 한다. 평정심을 잃고 반응하는 순간 고통의 수레바퀴가 시작되는 것이다.


팔과 다리의 감각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몸이 점차 예민해지는 것을 느낀다.


5일차부터 다리저림이 줄어들었다. 아마 감각을 위아래로 느끼며 저절로 몸이 순환되었나보다했다. 다리저림을 일상속에서 달고 살았는데 갑자기 느껴지지 않는다니..처음에 감각을 의심했던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신기하기만하다.


매일 4 30 시작하는 새벽 명상을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에 기상하여 명상을 시작하면 몸이 굳어있어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새벽 2시간 명상을 다음에 아침을 먹고 단체 명상을 하는것을 추천한다.


단체명상은 아딧타나 명상이므로 움직일 없는데 이때 아침 명상을 하지 않는다면 몸이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감각이 이만큼 느껴지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딧타나 명상 이후에는 마음이 정말 차분해지고 고요해졌다.

평정한 마음과 담마홀의 분위기까지 겹쳐 모든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주변의 모든것들에 대한 순수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담마코리아에 오기전 혹시 사이비아닐까하고 의심했던 우매한 자신을 돌이켜보게되었다.

죽기전에 이곳에 있음에 깊은 감사함을 느꼈다.


Day 6

인생에는 흥망성쇠가 있다고 했던가. 10일동안의 코스에도 업다운이 계속 반복되었다. 하루 명상이 잘되었다 싶으면 다음날은 갑자기 감각이 사라지기도하여 의기소침해지기도 하였으나 최대한 담대하게 평정심을 갖고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오히려 명상이 된다.


위빳사나 명상을 시작한 잡념이 정말 많이 사라졌다. 감각에 집중하니 현재에 집중할 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게되었다. 스스로가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남은 삶동안 계속 위빳사나를 꾸준히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이날은 머리와 얼굴에서 조금씩 미세한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 , , 엉덩이는 아무런 감각이 없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일반적으로 가장 늦게 반응이 오는 곳이 몸통부분과 머리라고 한다.

그래도 머리는 감각이 느껴지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며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개인시간에는 빨래를 하거나 잠을자거나 산책을 했다.담마홀 주변에 정원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양한 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에 감탄이! 하늘과 그리고 구름과 . 자연에 둘러싸여있는 고요한 이곳이 간혹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했다. 시끄럽고 짜증이 뒤섞였던 서울 생활과는 정반대의 공간. 최대한 이곳에서의 시간을 만끽해야지. 1분 1초가 감사하게 느껴졌다.


고귀한 침묵은 무엇보다 편해졌다. 오히려 다시 말을 시작하면 이상할것만 같다라는 황당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화지문이란 말이 있듯이, 입을 통해 모든 재앙을 시작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일상속에서 말을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불안을 키워나갈까? 항상 좋은 의도를 갖고 일상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Day 7

아나빠나를 할때 느껴지지 않던 감각이 갑자기 터진걸까?


7일차부터 코에 미칠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마치 누군가가 코를 잡고 누르는것 같은 기분이다.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자꾸 신경이 쓰여 다른 부위와 계속 같이 감각이 느껴진다. 혐오감과 불쾌함이 스물스물 올라오려할때 이를 관찰하고 지켜보았다.


내가 지금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구나. 감정에 반응하지 않으니 모든것이 훨씬 쉬워짐을 느낀다. 어짜피 감각은 일어났다 사라진다. 또한 지나가리라. 결론적으로 코의 감각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결국에는 사라졌다.


구석에서 조그마한 거미가 거미줄을 쳐놓고 나와 함께 동거하고 있음을 뒤늦게 발견하였다. 딱히 죽이거나 밖으로 내쫓고 싶지 않은 생각이들어 그냥 내버려 두었다. 모기가 들어오면 오히려 잡아주겠지하는 생각으로 그리고 살생하고싶지 않은 마음으로 같이 방을 공유하였다.


이날은 곤충의 날이었던걸까. 새벽 명상에 처음으로 모기가 옆에서 윙윙 거렸다. 담마홀은 넓은데 신기할만큼 모기가 없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건지는 모르겠으나 모기가 흔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운이 좋지 않았던것 같다. 다행히 아딧타나가 아니어서 자세를 풀고 모기를 내쫓았지만 자꾸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결국 담마홀에서 명상을 포기하고 방으로 돌아와 명상을 계속하였다. 짜증이 올라올 무렵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집에서 명상하는걸 시뮬레이션한다 치고 집중해서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명상을 계속하였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생각보다 방에서의 명상은 괜찮았다. 그래도 담마홀에서의 명상을 선호하는 편이기는 하다.


오후에는 모기가 물러나고 파리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아딧타나때 자꾸 파리가 팔에 달라붙어 괴로웠다. ...평소와 같았다면 얼른 내쫓아버렸곘지만 강한 결심으로 움직일 없어 마음이 답답해서 터져버릴것 같았다. 파리 한마리에 이렇게 평정심을 잃다니. 나의 나약함이여..자신감 수치가 떨어지는 하루였으나 이런 모습마저도 나의 부분 하나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사랑해준단 말인가? 자책감이 깊어지지않도록 마음에 연고를 발라준다.


다시 또 일어나서 시작하면 되는거다.
무너지지않고 또 도전하면 되는거다.
끝까지 포기하지말자.

그동안 회피하며 살아왔던 인생에 종지부를 찍고싶다.


이제는 꾸준히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싶다.

그리고 내 안에 자라난 사랑을 타인에게 나눠주며 살고싶다.


Day 8

위빳사나를 시작한 4일차부터 느낀건데 뭉친 어깨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한때 고통이 너무 심해서 도수치료를 받기도 했었는데 일시적으로 좋아졌지 계속 말썽이었던 어깨였다. 역시 나의경우 대부분의 병은 심신관련 병이라는 확신이 더더욱 들었다.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하는것만큼 마음을 수련하는것도 중요하다.


마음을 다스려야 남은 삶을 지혜롭고 건강하게 있다.

지금 위빳사나를 만난것이 어찌나 감사한지모른다. 감사한 일들 투성이다.


8일차에 드디어 몸통부위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몸쪽 부위에 감각이 없는걸까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아차림을 수행했는데 드디어 느낀것이다. 처음에는 이거맞나 싶을정도로 아리송했지만 점점 강도는 강해졌다.


전체적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게되었고 부분부분 감각뿐만이아니라흐름이 느껴지기도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이때 정말 기묘한 감정이 든다. 인체의 신비랄까.ㅎㅎ


마치 뿌연 하늘에 구름이 걷히며 하늘에 가득찬 별을 발견한 기분이다.

그곳에 있었지만 몰랐었던것이다. ...이런것이 위빳사나 명상이구나. 신비롭고 신비하다.


저녁 9시에 명상이 모두 끝나면 공동질문시간을 30분동안 갖는다. 스케줄상으로 30분이지만 질문이 많을때는 길게 이어지기도한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다른 사람의 질문이 궁금하면 남아서 들어도되고 그렇지 않다면 숙소로 돌아가면된다.


매일 모두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답답한 점이 있을때는 질문하고 취침하였다.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는게 주요한 목적이었지만 다른 수련생들의 질문과 법사님의 유쾌하고 지혜넘치는 대답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을 있었다. 그리고 간혹 엉뚱하고 귀여운 질문들이 나와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 다들 똑같구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할 있었다. 최대한 이 시간을 활용할것을 추천한다. 많은 깨달음을 얻을 있을것이다.


8일차에는 집에간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그리고 슬프기도해서 다소 혼란스러웠다.


모든것이 변한다는 가르침을 다시금 생각하며

지금 순간을 최대한 감사히 여기며 감각을 알아차리기로한다.


감각을 알아차리면 차릴수록 밤에 잠을자기가 어려워진다.


침대에 누워서도 끊임없이 감각이 느껴진다. 특히 감각이 느껴지는 , 부위가 그렇다. 그래서 계속 감각을 느끼다 잠에 들고 아침에 기상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평소에 잠을 못자는 편인데 담마코리아에서는 취침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기분이 상쾌하였다.명상의 효과란 이런것일까? 조금씩 조금씩 명상을 알아갈수록 더욱 내 삶에 필요한 존재라는것이 확실해진다.


Day 9

이날은 위빳사나를 시작한 이후로 잡념이 가장 많았던 날이다. 명상이 몸에 붙었다는 자만감때문인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나란 사람은 오만하고 오만하구나..! 잡념이 끊이지않다가 얼른 집에가서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명상법을 배우러 오라고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모두가 명상의 유익함을 알고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감각을 온몸에서 느낀다는 말을 과연 믿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온통 콩밭에 가있음을 깨닫는다.


다시 미세한 감각으로 돌아오기로한다. 이렇게 내가 현재 무엇을 하고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점점 쉬워진다. 마음이 예리해지고 평정을 되찾는다. 오만한 마음을 몰아내고 되든안되든 명상을 지속해서 해나간다.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집중력이 쉬이 깨진다. 끝까지 조금 힘을내주기를!


명상이 정말 되지않을때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곤했다 다들 모두 치열하게 명상에 집중하고있다. 해탈로 이르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것을 새삼 깨닫는다. 선생님은 평온하게 자세를 유지하신다. 어떻게 한치의 움직임도 없이 명상을 하실 있을까? 선생님에게서 뿜어나오는 자비로운 에너지에 나도 기운을 받고 명상을 다시 시작한다.


이날 아침은 배가 고파 식빵을 3장이나 먹었다. 평소에 잼을 먹지 않는데 여기서는 딸기잼과 땅콩잼을 듬뿍 발라 맛있게 먹었다. 속세의 맛이란...껄껄껄


혼란스런 하루를 보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하루였다.


고엔카 선생님의 법문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주신다. 혼탁함이 가시는 기분이 든다. 좋은 스승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왜이리 고통스러웠는지 명상코스 내내 깨닫게된다.


불쾌한것에는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유쾌한것에는 너무 들떠있었으며 끊임없이 갈망하였다.
무지하고 만사에 회의적이었기에 늘 불안하고 불행하였다.

모든 것들을 건너편 강둑을 바라보듯이 지켜보기 시작한다.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불행과 불안이 들어올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은 평정심을 되찾는다.


중간중간 힘들때마다 고엔카 선생님의 'Practice continuosly, patiently, persistently and ardently' 떠오르며 마음을 집중하고 집중하였다. 고엔카 선생님의 음성을 들으면 나도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고요함 속에서의 감각 알아차림은 오늘도 계속되었다.


9일차 저녁에 고귀한 침묵이 해제되었던것 같다. 필기를 없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한데 아마 9일차 저녁즈음이었던 같다. 그렇게 어색하게 수련생들과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의 장이 시작되었다. 다들 참아왔던 말을 끊임없이 열렬하게 내뱉었다. 모두 얼굴에 활기가 넘쳐흘렀다. 간만의 대화가 어색하였지만 반갑기도하였다. 그래, 소통의 즐거움이란 이런것이였지. 명상으로 순수해진 모두는 아름다운 의도의 단어들을 주고 받았다. 상처주지 않는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제 코스가 정말 끝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Day 10

10일차의 새벽이 밝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운치있는 하루의 시작.


10일차는 명상시간이 평소처럼 빡빡하지 않다. 단체명상은 공통적으로 진행되나 다른 시간들은 담마코리아 소개 개인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날 기부금을 있기도하다. 카드와 현금 모두 가능하다.


단체명상 시간에는 담마홀에서 차분히 명상을 시작하였다. 몇년전에 명상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만해도 내가 명상을 하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명상은 지루하고 고루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명상을 하고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람일은 모르는법이다.


출발은 내일이지만 10 명상의 마지막날이라 생각하니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정원에서 날아다니는 나비와 잠자리 그리고 아름다웠던 담마홀과 사람들. 모두 그리울것 같다는 생각이 헤어지기도 전에 들었다.


만물은 변한다는 명상의 핵심을 잊지말아야지.

나도 그리고 타인도 자연도 모두 변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특성이다.


10일차는 멧따데이로 멧따명상을 배운다. 멧따는 빠리어로 '자비'라는 뜻인데 명상을 마무리할떄 멧따명상을 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사랑을 밖으로 전파하는 것이다.


묵언이 깨진 이후로는 평소만큼 명상이 되지를 않았다. 앞으로 집으로 돌아가서는 더더욱 안되겠지란 생각을하니 겁이나기도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한다면 비록 멀지라도 한걸음씩 조금씩 나아갈 있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두려워할 일은 방종한 생활을 하며 명상을 잊고 다시 무지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자신이리라.


마지막 날은 식사 메뉴에 생기가 넘쳤는데 떡도 나오고 잡채도 나왔다. 10일간 조금씩 먹는것에 익숙해졌는지 딱히 욕심이 나지않아 조금씩만 먹었다. 마지막날은 저녁도 챙겨주는데 저녁도 조금만 먹었다. 예전만큼 식욕이 생기질않는다. 사람들이 소식을 하고 채식을하는지 이해할 있었던 10일이었다.


입소하기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하였을때 많이 차분해진 기분이 든다.


집으로 시간이 다가왔다.

가족이 보고싶다.


Day 11 (출발일)

출발일이지만 새벽명상은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평소보다 짧게 진행되고 고엔카선생님의 마지막 법문을 들었다. 평화로운 고엔카 선생님의 표정을 보면 마음도 차분해진다. 그동안의 수행을 지속할 있도록 도와주심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앞으로 집으로 돌아가서 수행을 지속할 있는 가르침을 마지막으로 전해주신다.


그리고 마지막날은 아침을 먹은 방청소 각자 맡은 구역의 청소를 한다. 내가 맡은 구역은 부엌이었는데 불을 사용하는 공간이어서 땀이 뻘뻘났다. 다른 구역은 담마홀, 화장실, 빨래 등등 다양하게 있다.


떠나는 날까지도 비가 내렸다. 화창한 담마코리아의 사진을 담고 싶었는데 또한 갈망이었으리라. 10일코스동안 묵고 갑니다.


모든 존재가 증오로부터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평화와 조화가 충만하기를-




2) 종료소감


퇴사후, 숙대 TESOL 끝나면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기전에 생각정리를 하고 싶었다. 미래에 대한 확고한 자신을 세우고 싶은 시기였다. 그래서 명상센터에 가서 명상을 하며 미래를 계획하려고 것이 초기 목적이었는데 생각이 완전이 잘못되었음을 명상을 수행하며 깨달았다.


일단 명상을 할때 잡생각을하면 안된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생각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맑아지면서 길로 밀고 가야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20대에는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던것 같다.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싱가포르와 아프리카 케냐에서의 해외생활을 하며 일을 있었다. 그리고 이곳저곳 여행을 빙자한 떠돌이 방랑생활을 지속해왔다.


'나'를 찾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싶었다. 다양한 곳에가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것들을 경험하면 나를 완성할 있을거라 생각했던것 같다. 밖으로 나가야 집의 생김새를 알수 있다는 판단이어서였을까.


그러나 결국 나를 찾지 못하였다.

끊임없이 혼란스러웠고 갈망했고 괴로웠다.

괴로움이 깊어지면 회피했고, 거대해진 갈망은 만족되지 못하였기에 좌절했다.


그러다 만나게된 명상 그리고 담마코리아.


10일간의 명상을 통해 깨달은 것.
모든 정답은 결국 나의 내면에 있다.

'' '지금' 그리고 '이곳' 함께하고 있었다.

뒤늦은 깨달음. 아니 어쩌면 이른 깨달음이려나.


결국에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2019 담마코리아와의 인연은 아마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같다.


청소를 끝내고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예기치 않게 행운이 찾아왔다.

오산으로 올라가시는 분의 차를 얻어타게 되었고 그리고 오산에서부터는 다른 수련생분의 남편분께서 마중을 나오셔서 서울까지 정말 편하게 있었다. 모든것이 감사함의 연속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모르는 곳에서 택배를 발견하였는데 알고보니 루마니아에 시집간 친구에게 선물. 루마니아에 방문하신 어머니를 통해 택배를 부탁하였나보다.

명상할 밑에 깔아놓고 하면 좋은 사이즈였다.


신비로움과 감사함의 연속이다.

이 감정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그리고 끈기있게 앞으로의 인생에서 담마를 수련하기를.


그리고 모든 존재가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조화롭고 평화로 가득하기를-




3) Q&A


개인적으로 명상을 가기전에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다녀오고나니 체험해서 그런지 기억이 나질않는다. 기억나는 몇가지들을 적어볼까 한다.


Q. 벌레가 많은 편인가요?

A. 시골이여서 벌레가 많습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모기는 숙소 밖에 붙어있는 조명으로 모두 몰리므로 방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듯 합니다. 저는 열흘동안 방에서 모기를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려와는 달리 바퀴벌레도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다른 방의 경우는 모르겠으나 방이 깔끔하고 내부에서 음식을 먹을 없기에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샤워실은 공용인가요?

A. 모두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나 화장실이 분리되어 나누어져있으며 안에 샤워할 있는곳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각자 씻을때 서로를 없는 구조이므로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Q. 온수는 나요나요?

A. 온수는 나오는편이나 하루 사용할 있는 양이 제한되어있으므로 다른 수련생들을 위해 코스 기간동안에는 짧게 샤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 기부는 현금으로만 있나요?

A. 기부는 현금 카드 모두 결제 가능하며 CMS 정기후원도 현장에서 신청할 있습니다.



평생 잊지못할 경험이었다. 10일간의 명상코스.

평소에도 명상을 할테지만 기회가 된다면 장기코스도 참여하여 지속적으로 수행에 정진하고싶다.


바와뚜 삽바 망갈랑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고, 축복이 가득하길!)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