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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부재를 통해 드러난다

#캘리에세이

by 달숲

존재의 소중함은

부재를 통해 드러난다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이 돌연 사라졌다

차가운 빈 공간을 통해

후회와 절망이 밀려온다


아, 그것은 따뜻한 것이었구나

뒤늦게 깨닫지만 존재는 이미 사라진 뒤다


-


계절은 순환하여 다시 봄이 올 테지만

우리 삶에는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가 던진 시시한 농담

함께 웃고 떠들던 소소한 시간


내 아이가 크는 모습

부모님의 건강


영원할 것 같았던 청춘

한 번뿐인 나의 삶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 연약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아라


우리에게 필요한건 어쩌면

의식적으로 존재의 소중함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비로소 부재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희미하게나마 미소 지으며

부재를 받아들일 수 있다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 * Unsplash (@marjanb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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