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숲 Jun 19. 2023

그냥 합니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그렇다고 좋지만도 않은
하루가 쌓여가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싶다가도 뭐 딱히 별거 없는 게 인생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다들 어떻게 사는 건가 싶어 버스 안을 둘러보니 말없이 손 안의 핸드폰을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뭐 그냥저냥 다들 사는 거겠지.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은 무척이나 권태로워서 나로서는 하루를 견뎌내기 위한 새로운 흥밋거리가 필요하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에게 음악 취향을 묻는다던지, 일부러 모르는 길을 걷다 마주친 카페에 무작정 들어가 새로운 음료를 주문한다던가 하는 소박한 행위를 즐긴다. 잠시 코스를 이탈하는 것이다.


걱정 마시길. 길을 잘못 들어서도 새로운 경로를 친절히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처럼 우리의 인생도 어떻게든 풀려가게 되어있다. 오히려 작은 일탈이 좋은 전환이 되어 하루를 살아가다.


결이 살짝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한다.


무언갈 열심히 한다고 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열과 성을 다해도 반응은 시큰둥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단번에 알아주기는커녕 헛짓거리 한다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결심한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는가? 아니면 두 손을 탁탁 털고 다른 것을 알아보러 갈 것인가.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수백 가지의 안될 이유를 나열하며 자기 합리화를 할 것인가 아니면 반드시 한다는 한 가지 마음에 집중할 것인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하고자 한다면 모든 기대치를 버리고 누가 관심을 가져 주건 말건 우직하게 나아가야 한다.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만을 남겨둔 채로 말이다. 일상에 녹여낸 루틴처럼 그냥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마인드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이상이지만, 바보 같은 세상이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 것 같아 자꾸만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뭐 어쩌겠나.


덜 여문 마음은 덜 익어있는 채로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향긋하게 숙성하는 망고처럼 내 마음도 조금씩 나아지겠지. 그래서 요즘의 나는 그냥 한다. 매일 아침 영어 공부를 하고, 주기적이지는 않지만 브런치에 시시때때로 주절주절 글을 쓴다. 1,000개의 글을 목표로 시작했던 블로그도 평일 아침마다 글을 올렸더니 어느덧 400개의 글이 쌓였다. 이렇게 그냥 하다 보면 경로를 이탈할지언정 어딘가에 닿게 되겠지.


그곳이 또 다른 시작점이 되어 다른 곳으로 나를 다시 인도할 것이고 그렇게 이리저리 경로를 만들다 보면 나만의 궤적이 만들어져있지 않을까.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지금 내딛는 한 걸음을 집중하며 그냥 해보려 한다.


 그런 이유로 오늘도 그냥 쓰고 그냥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