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뜬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아득히 들려오는 누군가의 노랫소리처럼
앞으로 흥얼거릴 일이 많아지겠구나
그런 터무니없는 믿음이 샘솟던 때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던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땅에 닿자마자 녹아버리는 싸락눈처럼
그때의 기쁨은 이미 사라졌건만
기억하는 마음마저 영영 사라질까 싶어
바스러진 메마른 하루를 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내내 웅크리고 있다.
희망이 없다면
내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