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에세이
오랫만에 가족이 다같이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떡국을 먹는 우리가족의 정체성은 역시나 오묘하군요. 요며칠 세렝게티 초원의 사자 가족처럼 함께 거실에서 널브러져있다보니 벌써 헤어질 시간. 아빠와 오빠가 서둘러 떠나고, 모두가 빠져나간 텅 빈 집(물론 내가 있긴하지만 나야 뭐 항상 집에있는 디폴트니까), 엄마의 지금 상태 메시지는 '매우 공허함'. 음. 중년의 여성이 되면 나도 엄마처럼 슬프고, 공허하고 모든것에 의욕이 없고 갑자기 짜증이나고 만사가 걱정스러울까?
담배를 몰래 피우려다 발각된 아빠에게 소리를 빽빽지르다가도, 캐리어를 털털거리며 다리를 절뚝거리는 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뒷모습은 너무나 뜨겁게도 슬프다. 사람의 뒷모습이란건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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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후면 2018년.
연말에는 마치 사람의 기분을 좋게하는 성분을 공기에 섞은 것처럼 사람들은 무언가 들떠 있고 즐거워보인다. 반면, 나에게 연말은 뭔가 추욱 가라 앉는 시기. 생각과 마음이 모두 침전해버린다.
내년의 나는 조금 더 성숙해져있을까?
아님 더 어리석어져있을까?
나이가 든다는 것.
책임감이 생긴다는것.
죽음에 가까워져간다는 것.
추억이 마모되는 것.
새로울 것이 점점 더 사라지는 것.
도전이 줄어드는 것.
두려움이 자라나는 것.
부족한 나와 마주하는 것.
해가 바뀔수록 내 안팍의 변화가 점점더 선명해진다. 더이상 게으른 나로 살 수 만은 없겠지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그리고 좀 더 나은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는 따뜻한 나로 살 수 있기를. 그렇게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또 희망합니다.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출처*Pics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