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에세이
날은 춥고 봄은 아직 요원하기만한데, 내 마음은 여전히 갈팡질팡 갈피를 못잡고. 피곤한 나날들에 흠뻑 젖어버린 가여운 자아와 축축하고도 찐득한 정신력으로 겨우겨우 버팅기며 지내는 나날이다.
-
사실 다 귀찮아서 많은 이들을 잊고 지냈던 요즈음이었는데 갑작스런 사부님의 소환. 늘 연락을 먼저 못드려 죄송스러운데 매번 먼저 연락을 주시니 더 죄송스럽다. 알면서도 매번 깊은 곳으로 침전해버려 죄송합니다.
여튼 어찌저찌하여 간만에 사람을 만나러 외출을 해봅니다. 그동안 세상이 나를 차단을 했던게 아니라 내가 온 힘을 다해 차단해왔던것같다. 나보고 칩거모드냐며 타박하시는 말씀에도 따스함이 묻어나와 감사했습니다. 사실 칩거모드는 맞습니다. 맛있는 식사와 좋은 말씀. 과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내 주변에 많은 사람은 없지만 좋은 사람은 충분히 있는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
머릿속이 실로 복잡한 요즘입니다. 사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해야하는 이 삶이 많이도 버겁다는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겹고 재미없는 데칼코마니 범벅인 인생을 어떤이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발견하라하고, 어떤이는 그것이 인생이니 그 거지같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하지만 어느쪽이 되었건 어리석은 나 자신이 받아들이고 실천하는것은 매우 어려울 뿐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푸-욱 쉬고싶지만 그런 게으름은 사회악으로 치부되어 도태된 루저로 낙인찍힐뿐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똥개마냥 인생을 기웃기웃 거려봅니다.
-
최악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 가든 다른 기준과 잣대로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비교에서 오는 만족은 일시적이고 충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교에서 오는 불안과 불만족은 꽤나 파괴적이니 참으로 부조리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이런저런 뻘소리를 배설하니 묵직한 하루가 다소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아아아 역시 주절주절대는건 무척이나 상쾌하다-!
내일은 또 다른 묵직함이 나를 짖누르겠지만
끊임없이 힘들 예정인 나는 아마도 새로운 돌파구를 또 찾을 예정입니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을테니.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출처 * Pics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