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로그] 모든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캘리에세이

by 달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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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요양원에 입원해 계신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 그곳에서 할머니는 웅크린채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촌동생을 오빠로 착각하시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엄마는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착잡했다. 메멘토모리. 결국 죽음앞에 모든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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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천국이 없다고 했다. 천국은 비오는 날에 천둥이 치면 생기는 무지개를 타고 올라가야하는 곳이니 없는것이나 진배없다 하셨다. 그리고 사람이 고집이 있어야하지만 고집을 부리면 안된다고 돌연 문맥을 바꾸셔서 결론적으로 어떤 말씀을 따라야하는건지 난처해졌다. 연신 손을 쓰다듬는 할머니를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나는 얼마나 더 할머니를 뵐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그런걸 생각하는 한심한 나로인해 슬펐다. 할머니는 웃다가 우셨고 밥을 잘 드시지 못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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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것에서 시작하여 무엇이라도 된것 같았던 우리는 의미없음으로 흘러가리라.

그러니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말지어다. 아무것도 아닐것들아. 슬퍼하지말자. 인생은 무로 흘러가는 축제일테니. 다가오는 소멸을 축복하자.


오늘이 허공에서 지워진다. 서둘러 집에 돌아가서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고, 고마운 나를 안아주고 존재함에 기뻐하자. 소멸할때 아름다운 별똥별처럼 사라져서 아름다운 오늘. 행복하고자 노력한 참담한 우리네 여러분. 모두 고생했습니다. 다들 따뜻한 잠자리이기를-


글/캘리그라피*어메

사진출처*Pics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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