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백수라이프
8월 중순, 대차게 사표를 쓰고 회사를 뚜벅뚜벅 나왔더랬쥬. 그때의 심정은 '아니 도대체 내가 왜?'로 가득차있던 상태.
불만이 목구녕까지 차올랐지만 착한 월급쟁이가되어 꾸역꾸역 일하던 어느날, 마침내 이놈의 관성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확신이 들어 미련없이 청산하고 나왔다.
좋은 사람이 많은 곳이었지만 그만큼 좋지 않은 일들도 많았다. 즐거웠고, 힘들었고, 그만큼 치열했으면 되었지싶었다. 아직 우리는 너무 젊지않은가? 리스크를 택하기로 했다. 새로운 인생이 나를 부르고있었다.
그리하여 다시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무려 세번째 퇴사.
죽기전에 백번정도 하라는 의미로 백수인가요?(끊지못한 아재개그) 생각보다 자주 백수 상태가 되니 나름 반갑기도하고 이거 이렇게 속없이 좋아해도되나 싶기도하고 미묘한 감정이 교차했다.
첫 사표에는 설득, 걱정, 회유를 하였던 가족도 이제는 적응이 됐는지 "어 그래, 네 인생이니 하고 싶은거 하며 살거라"라는 말을 한다. 고맙기도하지만 은근슬쩍 판단미스였나하는 걱정이 들기도하였다. 아아- 이런 나약한 인간의 마음같으니라고. 백수라며 소파에서 낄낄거리며 웃는 오빠는 역시 우리 오빠답다. 첫 퇴사와 많은 부분이 오버랩되는 나의 세번째 퇴사. 주사위는 던져졌다! 인생은 늘 그렇듯 멋진 곳으로 나를 이끌어줄 것이다.
첫 주의 마음가짐은, 뭐 일단 이렇게 되버린거 열심히 놀아보자 마인드로 그간 하고싶었던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하였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남에따라 구직활동으로 수렴된다는것은 아마도 통장 잔고가 바닥난다는 신호탄이겠지용 데헷!
개중 시간을 낭비한것같다는 경험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새로운 도전은 늘 반가운 인연과 새로운 영감을 가져오니 언제든 환잉꽝린!
기록차원으로 그동안의 흔적들을 끄적거려볼까한다.
퇴사 후 어메의 도쟌!목록
1. 오픈컬리지 등록: 글쓰기 모임, 타이포그래피
오픈컬리지라는 배움 플랫폼을 발견했다. 기간별로 회비를 내고 관심가는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 타이포그래피 코스는 내 생각과는 달라 캘리그라피와 응용할만한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아숩아숩.
반면 글쓰기 모임은 좋은 사람들도 알게되고 우리끼리 소소하게 출간할 책에대한 이야기도 나오게되었다. 과연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두근! 아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2. 한겨레 Writing class 종강
회사다니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갔던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라성일선생님의 수업.
일에만 치이는 나에게 변화를 주고싶어 등록을 하게되었는데 그 변화가 퇴사가 될줄이야..? (!)
선생님의 수업은 신비롭고 심오하면서도 유쾌하다. 어려운 문장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해주시면 그게 그렇게 재미질수없다. 가끔 옛날이야기나 자학개그도 하시는데 나혼자서 어찌나 킬킬거렸던지..ㅋㅋ 뭔가 개그코드가 맞아 떨어진달까.
영어의 문체에 대해 파악하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토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다. 그러나 가장 많이 배운것은, 아!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배워야할 것이 너무도 많구나를 깨달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계실것만같은 포스넘치는 수강생들과 함께하며 자극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문장에 대한 선생님의 진지한 태도와 사랑이었다.
무언가를 계속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저런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수업. 추천해주신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탁월한 문장에 대한 갈증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업.
http://www.hanter21.co.kr/jsp/huser2/index.jsp
3. 운동시작: 9/10~현재진행중 (무려 Boot camp!)
퇴사하고 홈트를 홀로 하다가 돈을 내고 운동을 다니게 되었다. 홈트도 좋았지만 내 자세가 제대로된건지 아리까리한 순간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강력추천받고 급 의욕뿜뿜하여 바로 하루체험코스 신청하고 결제!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이었소. 이럴때보면 번개와 같은 실행력일세 껄껄
비용적인 부담은 있었으나 몸이 건강해지는것이 팍팍 느껴지므로 돈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작년에 도수치료받는다고 쏟아부은 돈에 비하면 사실 그렇게 많이 비싼것도 아니다. 운동 나가기전은 무진장 귀찮고, 나가면 힘들다가도 흘리는 땀한바가지에 상쾌황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운동꼬꼬마입니다. 심신발란스가 이제야 조금씩 맞춰지는 느낌.
처음 시작할때 일단 3달을 해보기로했으니 11월까지는 다녀볼 생각. 앞으로 돈을 조달할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상황으론 역시 알바뿐인가?
4. 알러지검사
퇴사 당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 여기저기 다 삐그덕거렸다. 총체적 난국의 하이라이트는 왕커진입술 사건! 그날도 저녁에 회사에 있는데 갑자기 입술부근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니 계속 부풀어오름...ㅋㅋㅋㅋㅋ OMG!
급히 병원에가서 약먹고 가라앉기는 하였으나 정말 성한곳없는 몸뚱아리에 걱정근심심란 쓰리콤보 작렬. 그때 의사선생님이 알러지검사 꼭 해보라고 하셨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퇴사후 드디어 검사를 하러갔습네다.
결과는 그닥 치명적이지는 않았는데 그날의 입술은 왜 커진걸까? 지금도 미스테리
5. 중국어 수업: 차이나탄
차이나탄 중국어 무료수강권이 생겨 여의도 Wework 센터가서 정말 오래간만에 중국어 수업듣기. 아흥 역시 배우는건 즐거워! 선생님이 지목안하셔도 혼자서 마구적극 대답하기.ㅋㅋ 조금 부담스런 학생st.
6. 시청도서관 가기
도서관가서 하루종일 책읽기는 가장 하고싶었던 일 중 하나. 평일 하루 골라서 반나절동안 책만 읽었다. 이것이 행복일세-
7. 월간서른: 작가되기
월간서른이라는 강연/강의 모임이 있는데 매달 다른 주제와 강연자로 진행된다. 이달은 작가되기 특강이 열려서 들으러 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와서 모두들 글쓰는것에 대한 열망이 있구나를 체감함.
어찌보면 쓰고 표현하는 행위는 의식주와 같은 강렬한 인간의 본능이지않을까?
작가되는법에 대한 세미나나 모임을 가면 모두 공통적으로 좋은 컨텐츠를 꾸준히 쓰라고 권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올리는 컨텐츠는 과연 좋은 컨텐츠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돌아왔던 저녁밤날.
8. 파고다 아침 영어수업 등록
프로퇴사러의 퇴사후 우선순위 중 하나, 영어수업 등록하기.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재미있는 영어를 배울 수도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 ㅎ.ㅎ
언젠가는 한국어를 하는것만큼 영어를 구사하고싶다. 그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조금조금씩 꾸준히 노력중.
수업선택시 원어민 수업과 비원어민 수업에서 고민을 했었는데, 왠지모를 강렬한 기분에 신촌파고다 Jayden 선생님 수업을 신청하였다.
11월도 등록을 했으니 현재 3개월째 내리 듣고 있는 중인데 현재로선 매우 만족중. 수업 등록시 부담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수업진도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영어 표현위주의 수업을 찾고있었는데 이 수업이 찰떡이었다. 성실한 선생님과 영어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니. 찰떡이 아닐 수 없쟈나자나 ㅎ.ㅎ
선생님 가끔씩 많이 바빠보이실때가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면서 수업하셨으면 좋겠는 바람-
큰일이 없는 한 영어수업은 계속 꾸준히 듣고싶다. 어떻게 매일매일 들어도 이렇게 모르는 것들이 한뭉텅이씩 나오는건지.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구나!
9. 레터프레스 원데이: 명함 수업
계속 하고싶었지만 우선순위밖에 밀려밀려 올해 말까지 떠밀려온 레터프레스 수업을 드디어 실천 고고싱.
블로그 이웃으로 등록해두었던 db판화 작업실. 원데이 수업을 한다는 새글이 올라와서 바로 입금 고고.
수업은 재밌었으나 제한적인 시간에 당황한 나의 똥손으로 인해 결과물은 상상과 매우 동떨어진 작품이 나왔도다..ㅋㅋ
그래도 뿌듯뿌듯. 다음에 도전하면 색상도 여러색을 넣고 디자인도 시간을 두고 제대로 만들어보고싶다. 맛보기 수업으로는 괜찮았음.
10. 그릇만들기
허구한날 탐색하는 Frip에서 보타니컬 그릇만들기 수업 신청. 야무진 선생님이 알려주신대로 하니 뚝딱 만들어짐. 그릇은 굽는 시간이 필요하기때문에 그날 바로 가져갈 수 없어 재방문이 필요하다. 만들어진 그릇은 결혼하는 회사동료의 품으로. 모든 물건은 맞는 주인이 있지 싶다. 좋아하는 동료를 보니 내 마음이 더 따뜻해졌던 고마운 날.
11. 원데이클래스: 신기한 자기분석
온종일 나로 살면서 이런 내가 더 궁금해서 파악하고자 자기분석 수업을 들으러다니는 내가 웃기면서도 무릎을 탁!치게만드는 명쾌한 해석에 절로 빠져든다.
후기를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코스인것 같으나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 신청을 희망한다면 다양한 후기를 먼저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다.
내어주신 차 한잔에 마음이 안정되었고 차분한 목소리의 호스트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있으신 분 같았다. 다른 코스도 있다면 들어보고싶다.
https://www.frip.co.kr/products/39862?_branch_match_id=587614485799412943
12. 영어라디오 듣기: 뜻밖에 이벤트 당첨!
친구의 추천으로 영어 라디오를 들었는데 아쉽게도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2일차에 별기대없이 퀴즈 정답을 문자로 보냈는데 당첨이 되었다.ㅋㅋㅋ 내 이름이 호명되서 깜놀깜놀! 이벤트 상품으로 영어 신문을 받아볼 수 있었다. 갑자기 초등학생때 코카콜라 이벤트 당첨되서 한 박스 받은 기억이 새록새록.
13. 블라인드 컨투어드로잉
이것도 프립을 통해 등록한 원데이 클래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종이를 보지 않고 피사체만을 보면서 그리는 그림 방식이 있다고 봤었던 기억이 언뜻 있었는데 또 요렇게 기회가 되어 경험해보게 되었다. 이날은 인물 위주로 그렸는데, 손을 한번도 떼지않고 느낌에만 의존해 그리려니 당황스럽기도하고 재미지기도하고.ㅎㅎ 생각보다 멋스러운 그림이 나왔다.
https://www.frip.co.kr/products/14171?_branch_match_id=587614485799412943
14. 하노이/하롱베이 여행: 엄가이드의 대활약
추석에 친척들과 하노이에 갔다. 아부지가 하롱베이 투어도 미리 예약해주셔서 편하게 지내다 올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 음식도 맛있었고, 풍경도 아름다웠다.
가족여행을 가면 언젠가부터 부모님은 뒤로 물러나시고 오빠는 기사, 나는 가이드를 맡게 되었는데 열심히하면 엄빠에게 팁도 받아서 나름 쏠쏠합니다 쿄쿄쿄. 이번 하노이 여행 가이드도 즐겁게 마무으리! (요즘 통번역 기능이 무진장 잘되어있는 것을 실감)
아 위의 리스트 이외에도 한것들이 많은데. 사실 한 번에 다 올리려고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아무래도 나누어서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즈음에서 호흡을 끊고, 언제가될진 모르겠으나 다음 편에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략적인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속닥속닥)
To be continued...
15. 책읽기
16. 내일배움카드 신청: 반려요정 등장
17.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처리
18. TESOL 입시설명회 참석: 인터뷰를 보다
19. 데일카네기 컨퍼런스
20. 사하라 원데이클래스
21. 남미여행설명회
22. 이력서 업데이트
23. 영어이력서 특강: 강사 노쇼 실화입니꺄?
24. 따릉이 애용자 되기
25. 낮잠자기: 창의력이 쑥쑥?!
26. 목소리 녹음 아르바이트: 단기/총 2회
27. 통찰력 게임
28. 아르바이트 면접: 광탈의 쓰라린 추억
총 3회 - 기업교육파일럿 / 번역사무직(리서치회사 KANTAR) / 내근직과 외근직(교육회사 ST Unitar)
29. 입사지원: Wanted / 모교경력개발센터
30. 청계산 등산: 옥녀봉 분명 쉬운 코스라했는데
31. 아티스트웨이: 모닝페이지 2일차
자발적 백수는 오늘도 두려운 세상속에 나름의 행복을 찾기위해 열심히 살아갑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굿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