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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Mar 30. 2024

2024년 3월 회고

나를 채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말로.

 23년 휴가 소진이 3월까지라서, 3월 마지막주 3일이 휴가였지만, 나는 반 이상 잠에 취해있었다. (템플스테이 말고) 뭔가 특별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긴 했지만, 이렇게 휴가를 사용하는게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 말 부터 계속 에너지 소진과 충전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패턴이 되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3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회고해보려고 한다.



1. 잠

원없이 잤던 것 같다. (여행 다녀오고) 출근한 3월 첫 주는(내가 담당했던 일들을 정리하고 휴가를 갔었기에) 정말 빠르게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자기 바빴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도 못하고 클렌징도 못하고 옷만 겨우 갈아입고 잠시 누워서 자다가 일어나서 씻고 다시 자기 바빴다. 또는 9시 부터 잠들어서 4시에 깨곤했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면서 적응한 줄 알았는데 앞서 말하긴 했지만, 3월 마지막 주 휴가 중에서 나는 반 이상 잠에 취해있었다. 정말로 하루를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자고 저녁 먹고 깨어있다가 밤에 다시 자는 하루도 있었고, 아침 먹고 좀 더 자거나, 점심 먹고 좀 더 자거나 하면서 3월과 휴가를 마무리한 내가 어이가 없을정도인데 몸과 체력이 바닥이었다 싶어서, 너무 끌어쓰지 않도록 조절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2. 드럼의 시작

사실 드럼을 '지금' 칠 생각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악기를 하나 자유롭게 다루고 싶다는 미약한 생각은 있었고, 그게 드럼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 때 배우면 좋았겠지만, 그 때는 사는 곳 가까이 마땅한 곳이 없기도 했고, 시간이나 장소가 잘 맞는 곳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퇴근하고 주1회 정도 가면 되는 프로그램이 나와서 대기하다가 등록했고 3월 부터 개강했다. 생각보다는 아직 처음인데 재미가 있다. 이걸 내가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한테 도움이 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 또 그렇게 너무 각박하게 삶을 사는게 (맞는거 같지만서도)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시작해보았다. 연말쯤 되서 곡 하나 칠 수 있으면 새로운 나만의 성취가 아닐까.


3. 크로스핏

가족 여행을 가기 전에 생각했던 필라테스 등록을 놓친 터라서, 다시 3월에 운동 센터를 찾아 나섰다. 발 인대를 다친 이후로 3개월 이상 운동을 쉬다보니 아무래도 혼자 뛰거나 움직이는게 그렇게 내가 생각한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을 것 같아서 어딘가 등록해서 운동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가까운 후배가 매일 오전 6시 30분 마다 간다는 크로스핏 박스 중에서 가까운 지점에서 5일 체험을 해보았다. 박스에 가보니 확실히 운동에 도른자들이 많다는 느낌이 있었다. 열정적인 분위기에 컬쳐 쇼크를 느끼기도 했고, 상체 근육이 없는 나는 꽤나 자극이 많이 되어서 결국 등록하게 되었다. 휴가 기간 이후 4월 부터 다닐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4. 토익

토익이 만료되었다는 걸 알고 벌써 2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차분하게 토익 시험을 신청했다. 접수 마지막날 오전 접수 인줄 모르고 오후에 기억해버려서, 추가 접수 기간으로 넘어가게 되어  10% 추가 수수료를 ybm에 내야 하는 사실이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냥 접수했다. 시험을 늦게 본다고 더 준비할 것 같지 않았는데, 역시 나는 시험 전날 RC 하나 모의로 풀어보았다. 생각보다 많이 틀리는 걸 보고 좀 큰일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고 편하게 보고 오려고 했다. 그 결과 오랜만에 RC라서 꽤나 점수가 안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ㅠㅠ 점수는 꽤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나의 마지노선이었던 900은 넘겼으니 이력서에 한 줄 넣을 수 있음에 만족하기로.



5. 회사 동호회 점심 요가

회사 동호회는 거의 크로스핏과 헬스인들의 모임이라서 그만하려고 하다가, 한 번 더 같이 요가하려고 클래스를 열었다. 역시 너무 오랜만이긴 했지만, 같이 하는 요가는 늘 즐겁다. (나의 워딩이 꽤나 부족하지만)다운독이 처음보다 잘 되는 멤버들을 보면서 고마움과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요가를 떠나지 못하는구나를 느꼈던 순간.



6.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의 에너지

전 회사 매니저님, 친구, 어릴 때 만난 언니 등 조금 새로운 사람들과의 커피타임들이 있었다. 오랜만이지만, 어색함 없이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고마울뿐. 좋은 이미지로 기억해주는 것도 고마워서, 내가 더 도움이 되고,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7. 바람쐬기

평상시 운동은 안하고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서 아주 오랜만에 관악산에 최단 코스로 다녀오고, 주말 혼자 쓰윽 남산을 다녀왔었다. 여행가서 빠진 살이 다 돌아왔으니...앞으로 크로스핏하면서 체력 키워서 등산을 더 열심히 가야겠다. 그리고 뭔가 이번달은 좀 더 트인 곳에 가게되었던 것 같다. 혼자 사색하기 보다는 밖에 나가있던 시간이 많은게 내가 지친 이유인 것 같아서 반성을 해본다...





 3월이 꽤나 빨리 지나가고 마지막에 휴가를 기절모드로 뻗으면서 생각보다 실속이 없다고 느꼈는데, 잘 보냈던 것들 위주로 나열해보니 또 스스로 잘 지낸 것 같기도 하고 참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 


다만 3월 보내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좀 더 나를 위한 시간, 타인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내가 나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보내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나를 우선순위에 놓지 못하면 가장 큰 타격은 내가 받는 다는 것을 잊지 말고 다음달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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