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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Mar 02. 2024

2024년 2월 회고

비극과 희극의 주제, 사랑과 가족

 2월의 반을 가족 여행으로 해외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행 전에는 여행 준비를 크게 안해두어서 부산스러운 2월 초를 보냈기에 2월의 키워드는 가족, 여행 뿐이다. 고로 곧 나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고 돌아가기 전에 회고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번 여행은 약 2주 정도  엄마와 아빠와 전 일정을 함께 la, 뉴욕,칸쿤을 들르는 여정이 되었다. 발단은 뉴욕의 친척 결혼식 이었다. 처음  계획은 각자 알아서 식장에 가서 만나서 참석하는 것이었다. 나랑 아빠는 알아서 도착하겠지만 엄마도 함께 간다면, 나랑 아빠  중 한 명이 케어?가  필요해서 엄마랑 내가 인, 아빠가 엄마랑 아웃 하는 식으로 준비했었다. 그러다 결국 아빠가 la 에 하루 가야한다고 하면서 뭐 결론적으로 그냥 다 같이 가자가 되었다. 또 칸쿤은 생각도 없던 곳이었다. 다른 큰아빠가 가신다고 하셨다고 했는데 너네도 와라 하면서 가게 된 것...결론만 말하면 3개 도시를 2주 동안, 봄 여름 겨울 세 계절의 옷을 챙겨서 비행기를 5번 정도 타는 일정이 되었다.ㅠ


그렇게 동선이 정해지는 과정에서서 나는 힘을 뺐다. 숙소를 예약하면, 알아서 예약이 되어있다고 하고, 일정도 바뀌고, 뭔가 짜려고 하면 차 렌트가 필요하고 등..(참고로 난 장롱 면허다.ㅠㅠ) 계속 set up되는게 아니라 엎어지는거 같아서 아 이번은 그냥 따라가야지 하는 생각과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자는 정도로 움직였다.


나에게 이번 여정의 시작은 피곤함과 귀찮음이 컸다. 비록 축하해주고 싶은 결혼식이지만 그 하루 제외하고 지금의 나로써 별로 궁금하지 않은 la, 칸쿤, 코로나 전에 다녀온 뉴욕, 모두 여행 관점에서 관심 밖이라서 아예 흥미가 없었다. 게다가 엄마랑 아빠랑 함께라니...나는 그동안 왠만한 여행은 혼자 떠났고, 혼자 돌아왔었다. 중간에 친구,지인을 만났었지만 늘 시작과 끝은 혼자 였는데. 처음 부터 모든 걸 함께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좋기보다 불편할꺼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내 예상은 완벽하게 맞았다. 굉장히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고 불편했다. 그리고 동시에 예상치 못하게 이번 여정 끝에 가족과 사랑을 많이 느끼게 된 시간이 이었다.  몇 가지 이유와 사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결혼식

먼저 친척 결혼식이 아니었다면, 이 여정은 시작될 수 없었다. 결혼식이 아니었다면, 휴가를 조정해서 가려고 했던 터키나 친구와 호주로 떠났을지도 모른다. 축하해주고 싶었던 결혼식이라서 참석하기 위해 계획된 여정이었는데, 친척의 저녁 결혼식은 가장 임팩트 있었던 순간이었다. 정말로 가족이라는게, 결혼이라는게 좀 더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친구보다 많은 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안부를 묻고 축하하는 모습이 꽤나 보기 좋았다. 그동안 보았던 결혼식과 가장 다르고 화려한 편이기도 했고, 모두가 춤을 추고 즐기는 문화도 너무 재미있었다. 나도 결혼한다면, 스피디한 선언 보다는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사촌들과의 대화

5년 전에 뉴욕에 갔을 때와 다르게, 레지던트를 밟고 있는 언니도 있었고, 대학원 입학을 기다리고, 미국의 대량 해고에서 계속 살아남아 버티는 사촌들 등 다들 엄청 최선을 다해서 달리고 있었다. 모든 뉴욕 관광을 포기하고 같이 식사하고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선택은 꽤나 잘한 선택이었다. 사촌들의 엄청난 성장과 이야기는 상당히 좋은 자극이 되었다. 한국에서 이방인이 아닌 자격으로 발뻗고 자는게 얼마나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친척 어른들(?)

원래는 칸쿤은 나, 엄마, 아빠는 전혀 갈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식 끝나고 몇 몇 가족들만 급하게 다녀오게 되었다. 이 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거의 바다 보고 뻗어있다 보니,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미국에서 정착했던 이야기, 사업의 망하고 잘되던 이야기 등...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동안 어려서 잘 몰랐었는데, 지금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지만, 정말로 쉽지 않은 일들이 너무 너무 많았던 것 같았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계셔서, 자주 뵈러 오고 내가 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 뿐!)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고 식사랑 부족함 없이 챙겨주셔서 매번 드린 것 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4.부모님

아, 할말이 많지만 하지 않으려고 한다^^ 확실한 건 자유 여행은 같이 안 갈 예정이다...패키지면 몰라도..ㅎㅎ

다만, 여행 내내 엄마 아빠가 아프지 않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생각보다 나이 든 모습이 보여서 슬프면서도 이런 시간은 또 없을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꽤나 많은 사랑과 도움을 받고 있구나, 거리가 가깝지 않아도 충분히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 여정 마지막에 서서 지금 행복하기만 하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내가 해야 할 일을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내 몫을 빨리 풀어내어야 할 것 같아서 머리가 지끈 지끈 아프다. (정말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간을 통해서 작은 근거를 달은 자신감을 채워서 작게 보지 말고 멀리 보고 결정하고 노력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혹시라도 나 처럼 다들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멀리서 응원 받고, 사랑 받고 있을테니, 힘을 내보길:)






함께 식사했던 여러 사진들ㅎㅎ 이번 여행에서 내 개인 사진은 거의 없이... 요렇게 대신 기억을 담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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