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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Jan 20. 2024

2024년 1월 월간 회고

부채 털이

 작년 부터 내가 제일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은 '시간'이 었다. 2024년 올해가 시작했고, 1월도 2/3가 지났다. 더 무서운 것은 '시간'이 지나는게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짧게라도 회고하면서, 그 순간들을 다시 느끼고 삼켜서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노트북을 열었다.




 이번 달을 보내면서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시원함'이다. 아 절대 춥다는 뜻이 아니다ㅎㅎ. 당연히 즐겁고, 기쁘고 , 슬프고, 우울하고, 답답하고, 복잡하기도 했지만 후련하고 시원한 감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업무 부채 털이'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회사와 일에 너무 매인 것 같아보이지만 꼭 그렇진 않고, 필요할 때는 집중하고 그 외는 나의 우선순위대로 시간을 쓰고 있다.) 우선 해야 할 것이 있는데, 마무리 되지 않았거나, 데드라인이 지난 것들...이 있으면 신경이 많이 쓰이고 마음은 불편한 상태로 들어가는데, 꽤나 부채들이 쌓이고 있어서 계속 마음이 무거웠다.(나만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기억하는지 잊어버렸는지와는 상관없이 내 머리와 마음에 그런 부채들이 계속 존재하는데 쉽게 털어내거나 마무리 되지 않았던게 많았다. 대체로 급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은데 중요한 편인 것들이었다. 그래서 얼마나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 계산되지 않아서 일단 내버려두고 to-do로만 남겨두었던 것들이다. (가령 ***기획안 작성, 위키 정리, 데이터 보정 건을 파악 등) 지난 달 회고하면서 쉬겠다고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충분히 쉬진 못하고 부채와 함께 1월을 시작해서 개운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다행히 하나씩 정리해나갔고, 그 때마다 너무 시원하고, 후련했다. 아 부채가 이렇게 사람을 옮아 매었었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보면, 1월 까지 부채 털이 하고서 2월 부터 re-start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이유로 일상에서도 부채 털이가 있었다. 2월에 가족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목적지와 기간을 11월에 픽스했으나,  나는 비행기 표를 검색하고 구매하지 않았었다. 크리스마스 까지도 고민하다가 1월 1일 되기 직전까지 모두 구매했고, 비자도 신청했다. 이미 정해진 목적지와 기간이 있는 상태임에도 왜 나는 빠릿하게 움직이지 않았을까, 아마도 나는 더 좋은 옵션 또는 가격을 바랬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것을 to-do로 남겨두어서 신경쓰는 내 에너지와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 외 소액 주식 투자와 환전, 옷  정리, 남은 화장품 마저 쓰기 등  정리 했고 조금 더 정리하고 있다. 완전히 충전되지 않아서 기력이 없다는 것이 이유이자 핑계였지만, to-do에서 지워지고, 처리했을 때의 쾌감과 후련함이 더 크니까 그 빈도를 더 늘려보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1월 일부를 보내면서, 부채 털이를 하니까, 덜 쉽게 방전되게 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12월 말에 진행했던 독서모임 마지막 책이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라이프'였는데, 모임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이번달 나의 부채 털이에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멤버들도 정리하지 않은 물건들, 인간관계, 일 들이 많다고 했고, 그래서 카톡 친구 정리, 옷 정리, 메일함 정리 등을 시행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연말에 쉬면서 조금씩 정리하는게 이어졌던 것 같다. 책이 좋았다고 느낀 것은 아닌데, 역시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일상에 적용하려고 이야기 나눈 것이 더 유의미 했었다.(책 보다 모임 이야기가 더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그랬다.ㅎㅎ)



 그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작년보다 조금 늦게) 1년 후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왔다. 이번에 쓴 편지는 25년 1월 초에 받게될 편지로, 어떻게 24년을 보낼지, 보냈을지 등 그려보며 썼다. 막상 쓰려면 할 말이 없다가도 만들고 그렇게 엽서 한 면을 채웠다. 그리고 24년 1월 초에 내가 나에게 썼던 편지를 받아서 읽었다! 작년은 회고글(23년 회고글)에서 썼던 것 처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본 편이라서 그런지 편지에 적었던 대로, 직접 해본 것이 있어서 만족감이 있었다. 남아 있던 부채 털이를 하고 올해를 조금 늦게(?)시작하는 감이 있지만, 앞으로 더 아쉽지 않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야 겠다고 다짐 해본다.





23년 12월 commonair 독서모임 이야기 일부




올해 쓴 편지 / 작년에 쓴 편지



오랜만에 다녀온 아침 남산,


 발이 조금 좋아져서 오랜만에 오늘 아침에 남산 산책을 다녀왔다. 왠지 1월의 나는 마치 해 뜨는 것은 보지 못하고 맞이한 아침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개운한 상태를 더 잘 유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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