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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Apr 13. 2024

크로스핏을 시작하게 된 이유

나의 최선을 다해보기

 작년 12월 풀마라톤 완주하고서 나는 오른쪽 발 인대를 크게 다쳤었다.(풀마라톤 완주 후기) 마라톤 직후에는 출퇴근도 버거울만큼 걷는게 어려웠었는데, 점점 치료를 받으며 나았졌지만 바로 러닝 또는 다른 운동하는 건 좀 어려웠다. 좋아하는 러닝하는 것도 인대가 신경쓰이고, 요가 동작을 해도 발에 힘이 들어가면 약간의 통증이 수반되었기 때문에 거의 3개월 가까이 (땀을 흘리는 수준의) 운동은 거의 못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다이어트와 체력 관리를 위해서 운동을 어떻게든 시작하긴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작년 하반기 집도 이사하고, 회사도 풀출근을 시작하면서 바뀐 현재의 사이클에 맞춰서 운동 시간과 유형을 세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느 정도 계획적인 'J'의 사람이고, 시작하면 꾸준히 하고 중도 포기는 거의 없는 스타일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많다는 걸 느끼면서 점점 무계획 'P'의 성향도 많이 생긴 것 같지만, 그래도 계획 없이 운동하고 싶을 때 운동하고, 가고 싶을 때 헬스장 가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무계획 자체에 스트레스 받는 타입이랄까.


 그래서 새로운 동네와 출퇴근하는 주중 패턴, 발 인대 부상,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내 성향 등을 고려해서 다소 신중하게 운동할 곳을 찾아 정착하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올해 2~3월 중간 중간 회사 근처 필라테스 샵, F45 , 크로스핏, 복싱,요가원 등 다양한 곳을 알아보고 체험이 가능하면 1회 정도 직접 가보았다. (부상이 있고, 여행 일정도 있었고 1분기 내 몸은 조금 가벼웠던 터라서.. 찐 운동을 하겠다기보다는 가볍게 부담없이 한 번씩 가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체험을 해보았다. 지금은.. 본래 일상으로 돌아왔고, 몸도 무거워져서 에너지를 쓰며 운동을 하고 싶지, 체험하러 가는 것 자체부터 꽤나 스트레스받고 귀찮아 했을 것 같다.)


 역시 나는 선택을 어려워했다, 왜냐면 모두 마음에 드는 구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최대한 생각해보려고 했고, 그 결과 나는 크로스핏을 3개월을 등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안 쓰던 근육을 써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주로 하던 종목은 러닝, 등산, 요가로 유산소성, 지구력 위주의 운동이었다. 일부러 타켓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오래할 수 있고, 익숙한 운동들의 특성이 비슷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근력이 부족하기도 했고 거의 다리만 쓰는 편이어서 상체 운동이 필요했으나..스스로 안했다^^ 그래서 바벨을 들거나 철봉에 매달리면서 상체 힘을 써볼 수 있어서 좋았다.(아 좋다기 보다는 내 몸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일상에 스케줄이 세팅되어서 좋았다. 이건 내가 계획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다. 스스로 랜덤하게 운동하면, 점점 운동 시간을 미루게 되어서 밤늦게 대충 걷거나 피곤해서 자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런 점은 방지가 되어서 좋았다.(이 것은 크로스핏이 아니어도 가질 수 있는 장점이지만, 좋았다..! 아 그리고 밤 10시까지 클래스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10시에 가보니까 그 전까지 에너지를 소진해서 너무 피곤했었다는 것...)


 세 번째 이유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에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아무도 우울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피곤해보이는 사람도 있고, 진이 빠져서 널부러진 사람들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우울해보이지 않았다. 평상시 회사, 지하철, 카페 등을 오다니다 보면 지치고 우울해보이는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다들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소진하면서 더 강해지려고 하는 모습이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것 같았고, 나 또한 크로스핏 박스 내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받는 느낌이었다.


 위 이유 외 우려스러운 점은 '부상'인데, 무게 욕심 없이 내 페이스 대로 너무 과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의(어쩌면 가볍게) 무게를 들면서 해보려고 한다. WOD(Workout of the day)의 시간 제한이 있고, 파트너 운동이라서 피해주지 않으려고 빨리해야 하는 압박이 있지만, 비슷한 레벨의 파트너를 짝지어주셔서 조심하면서 운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3월에 체험 수업을 듣고, 3월 말 잠시 기력을 소진하고 쉬다가 4월 부터 등록해서 운동을 하고 있다. 근력 운동을 많이 안했던 나로썬, 어깨, 팔, 엉덩이에 자극이 있다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 물론 크로스핏하러 박스에 오고 가고 레깅스,운동화 등을 챙겨 다녀야 해서 너무 귀찮다는 생각도 들긴하지만, 확실한 것은 '생기'가 도는 느낌이 든다. 즉각적으로 체력이 강화되고, 살이 빠지지 않겠지만(이건 시간이 걸려도 어렵긴 하지만.ㅎㅎ)주어진 시간 동안 나의 최선을 다하는 환경으로 가서, 시간을 축적해 나간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크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무게도 가볍고 땅바닥에 지쳐서 뻗을만큼 에너지를 소진하지도 않지만, 조금씩 이전의 나보다 좋은 자세로 임하다보면 좋지 않을까. 과연 그럴지는 일단 등록한 3개월 정도 해보고 다시 소회를 적어봐야겠다.


땀이 거의 안나는듯...이거 맞나..



나중에 참고하기 위한 생각의 흐름


(1)판교 필라테스샵 : 진짜 퀄리티 있게 해부학을 배우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업제휴로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고, 가격도 무난한 것 같은데, 내가 운동했다기 보다, 스트레칭 했다고 느끼지 않을까... 그럼 운동하고도 아쉬움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집 근처 복싱장 : 꽤나 인기가 많았는지 등록 마감으로 대기 밖에 안된다고 했다. 다이어트 + 체력관리 차원에서 가장 좋다고 많이 추천 받았었는데 아쉬웠다.


(3)집 근처 요가원 : 요가와 멀어진지 반년 정도 되는 것 같아서 다시 수련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알아보았다. 주중 보다 토,일 수업에 아쉬탕가 수업도 있고 90분 수업이 있어서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았으나, 주말 약속이 없을 것 같지 않아서 일단은 패스하게 되었다.


(4)신용산역 근처 요가원 : 같이 수련한 친구도 다니고 있으나, 지점 이사가 5월에 예정되어 있어서 얼마 다니지 못할 것 같아서, 패스했다. 너무 유명한 곳이고 공덕점이 오픈한다고 했으니 꼭 다음에 가보기로


(5)F45 : 판교점은 회사가 있는 판교역에서 멀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6)크로스핏(런공덕) : 내가 좋아하는 후배가 4년 가까이 다녔고, 코치진 분들이 워낙 좋다고 해서 가장 많이 끌렸다. 그리고 5회 체험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잘 안쓰고 없는 상체를 쓰는 운동이 많았다는 것이 가장 장점으로 다가왔다. 워낙 크로스핏 하고 다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안 하고 싶긴했지만 등록하면 후배한테도 베네핏이 있어서 3개월만 우선 등록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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