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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창

시가 좋다. 오늘이 좋다.

by 다마스쿠스

뉴욕 맨하탄 13층 회사 창

위험 천만한 13층 건물 창

짙은 선그라스를 쓴 인부 둘이

창문을 닦는다


밖을 보면 아찔한 높이 13층

가는 허리에 줄만 덩그러니

안전장치는 딱히 없는데

창문을 닦는다


뽀득뽀득 한참을 닦는지

설렁설렁 금방 닦는지

나도 모르게 시간은 가는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창문에 박힌 새 머리

처참하게 뭉뚱그려진 주둥이가

기괴하게 깨끗한 창에 붙어버렸다


들어오려 했던건지

자기 얼굴을 보려던건지


주욱

중력의 힘으로

미끄러지는 머리를


창문을 바라보며

하늘을 바라보니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맑고 맑은 하늘로

날아가버리지


이런 콘크리트 정글에

날아와 죽은 새

불쌍해 마음이 먹먹

할새도 없이


이름이 불리자

잊고 일하러 가야하는

대기업 부속품


너랑 나랑 다른 점이라면

나는 아직 부딪치지 않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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