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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눈물

시가 좋다.

by 다마스쿠스

박스티를 입은 채 찬 바닥

얇은 홑이불을 깔은 채

엄마가 누워있다.


청소한 직후 라디오를 켠 채

작은 베개를 밴

엄마가 누워있다.


흰 박스티는 땀으로 젖고

얼굴은 맨얼굴

푹 젖은 솜 같은 몸으로

엄마가 누워있다.


누운 엄마의 맨 얼굴

그 옆얼굴

희고 메마른 뺨에


주욱 떨어지는 눈물

눈물방울도 아닌

엄마 얼굴이 미끄럼틀인지

주욱 떨어지는 눈물


미지근한 눈물에

작은 손을 대고

속삭여 물었다


엄마, 괜찮아?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괜찮아, 엄마 안 울어.


젖은 옆얼굴을 닦고

다시 몸을 일으킨다

아무 소리 내지 않고


박스티는 아직 젖어있고

얼굴도 아직 젖었는데

엄마 누운 자리도

아직 젖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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