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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이

시가 좋다 사람이 좋다

by 다마스쿠스

손이 닿을 수 없기에

화면을 뾰족한 손으로 할퀴고 손가락질 해댄다


나의 얼굴을 모르기에

그의 얼굴로 영상을 만들고 조롱거리로 만든다


알려졌다는 이유로

사랑을 먹는다는 이유로

가진 것이 나보다 많다는 이유로


우리는 화면 속 다른 이를 너무 쉽게

판단하고 깎아내린다

모두 한통속이 되어 손가락질한다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랬더니

집에는 고운 꽃을 장식하곤

어두운 방안

밝은 화면 속

사정없이 누군가를 떼린다


이 세상에서 하나둘씩

없어져버린

지나친 관심으로 시들어버린 꽃

왜 갔냐며 허망해하는 가식

다음 날에는 없는 일처럼


꽃은 있는 그대로

사람도 있는 그대도

만지지 마세요

눈으로만 보세요

상처 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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