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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병

예쁜 사과 아니였어?

by 다마스쿠스

<사과 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매일 매일

엄마는 쉬지않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리하여 당연히

나는 예쁜줄 알았다.


<오 혼자라는 외로움을

예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요즘 자주

들리는 김자옥의 공주는 외로워


흰 원피스를 입고 반지를 낀

나를 아이들은 미워했다.


예쁜 척 하지말라는

따돌림과 손가락질


엄마는 예쁘다는데

애들은 예쁘지않다는데


열한살의 내 눈에는

눈물이 한참 고였다가

엄마에게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공주는 외로워

노래를 들으면 괜한 심술이


공주가 아니어도

사과가 아니어도


행복하고 싶어라

웃고만 싶어라


창문가에 축쳐진 팔을 기대고

그 위에 머리를 얹고 한없이

축축한 바람에 볼을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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