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2026년 신춘문예 도전작 (2)

by 다마스쿠스


러닝머신은 스무 대,
계단 기계는 두 대뿐이다.


오르면 닿는다던 천국은
여전히 멀다.


1월이면 사람들은
새 운동화 끈을 힘껏 조여 매고
저마다의 천국을 정해 둔다.


줄지 않는 군살과
흐릿해지는 마음들 사이에서.


두 대뿐인 계단 기계는
힘들어선지 늘 비어 있고,
그 앞엔 스쳐간 마음만 남는다.


삼 분,
오 분,
십 분…
오늘은 십오 분.

조금씩 덜 내려오고
조금 더 오래 오른다.


마른 몸이면 가까워진다던
어디선가의 말들이
겨울 빨래처럼
서걱이며 걸려 있지만,

나는 사흘째
말없이 위로 오른다.


투박한 검은 고무 위,
새 운동화 밑창이
또 한 번 천국의 문턱을 밟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거칠게 오른 숨이
조용히 내 등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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