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당신이 진행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점검하라. 과도하게 단순해 내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는 아닌가?
스스로에게 되물어볼 수밖에 없었던 질문으로 마음에 손을 얹은 후 생각했다. 하루를 살며 갑작스레 스쳐가는 생각을 현실에 옮겨본 적이 있는가? 아니다. 나는 걱정이 많기에 쉬이 풀리지 않는 것들에 대한 어려움 즉, 미지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것이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 것은 그런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다양한 것들에 대한 시도와 실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는지 모르고 말이다.
기록의 중요성을 알게 된 순간부터 찰나의 번뜩임을 적어 모으고 있다. 생각이란 휘발성이기 때문에 계속 되뇌지 않는다면 서서히 사그라들고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과 일정 속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옥석을 고르는 연습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서서히 일을 벌여나가는 편인데 왜냐면 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하기 위해서는 몸이 몇 개여도 부족함을 느낄 테니까.
옥석을 고르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은근히 시선이 가고 마음이 끌리는 아이디어를 느끼는 것. 나는 이 감각을 촉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간의 삶에서 쌓아온 데이터가 있기에 본인에게 적합한 방식과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된 사항에 대해 곱씹고 다시 곱씹어 보는 행위를 반복한다.
시작이 느릴지언정 그만큼 숙성될 수 있는 것이며 진행 중인 단계에도 문제를 발견한다면 언제는 수정할 수 있는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데이터가 쌓여 급한 마음으로 인해 갓 만들어진 와인을 따는 것보다 시간을 주어 숙성된 향이 깊고 진득해진 와인을 만들어 낼 것이다.
현재의 나는 와인의 첨가물을 정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아직 정확한 방향성이 없이 하고 싶은 것들만 늘어져 있으니까. 이것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커트해 내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재료를 선정하는 것, 그 후 올바른 제조법을 활용하여 언젠가는 향이 그윽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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