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홀로서기

by 순글

질문 : 이번주에 당신은 어떤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겠는가?


스스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아티스트는 본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있지 않을까.


창작물을 기준으로 본다면 확실한 입력이 있어야 온전한 출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출력에 매진함으로 인하여 입력을 소홀히 할 경우 그 끝에 창고가 바닥을 보인다면 그 순간부터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질문만 두고 보면 이해가 안 될 수 있었지만 개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글이다.


입력과 출력의 영역을 독서와 글쓰기로 비유해도 괜찮지 않을까. 새로운 정보를 얻지 않더라도 글이라는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수준을 두고 본다면 어느 정도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한결같은 느낌의 글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영감이라는 것이 들어올 구석이 없으니 의자에 앉은 순간 숨이 턱 하니 막혀버릴 것이다. 도대체 어떤 글을 적어야 할 것이면 주제를 정한다고 하여도 에디에서부터 말문을 열어야 할지 헤아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입력이라는 건 독서 이외에도 사람을 만나는 행위와 여행을 가는 것도 포함이 된다. 그리고 영상매체를 보는 것 또한 나의 머리에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할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 있어 지니고 있는 지적 허영심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소는 여행지에서 갖는 온전한 시간이다 일상 속 도심의 풍경과는 다르게 잡다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순간. 가장 선호하는 사유의 공간이 있다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 깊은 생각의 늪을 수영을 하는 것처럼 헤엄치고 나오면 내 온몸에는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던 아직까지는 낯선 감정이 들게 만드는 영감이라는 새 친구가 자리 잡는다.


생각의 늪이라는 것은 기존의 모든 연결을 끊어두고 나라는 사람과의 1대 1 면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책도 읽고, 인터넷의 기사도 탐구하고, 글을 쓰면서 주변의 소음과 풍경에 집중하는 순간이다. 바다의 일렁임과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의 머릿속까지 쿵 쿵 신나게 뛰어놀게 만들어주니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시간이다. 다시 쳇바퀴 도는 순간 속에서도 이 감상을 잊지 않아야지. 그래야만 글도 쓰고 삶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버티고 나서야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나갈 순간을 기다릴 수 있을 테니까.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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