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카페에 앉아 있다.
이따금씩 자리를 비운다.
화장실을 간다.
"어? 그대로네!"
며칠째 계속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 카페에서, 매번 같은 화장실을 가는데 그대로 있다. 지갑이 말이다. 하루도 아니고 이틀도 아니고 삼일, 사일, 오일도 아니다. 내가 이 카페를 거의 매일 오고 있는데, 저번 주 월요일부터 본 지갑이 화장실에 그대로 있다. 맨 끝 칸, 화장지 통 위에 올려 있던 것이 오늘부터 손 씻는 곳으로 옮겨져 있는 것만 하나 다르다.
손 씻는 곳으로 옮긴 사람은 참 알뜰살뜰한 마음 씀씀이가 보이는 사람이다. 핸드폰 반만 한 사이즈의 그 천 지갑은 분명 지퍼가 열려 있었다. 9일 정도 전부터 계속. 그 안에 물건 주인은 이것저것 많은 걸 넣은 것 같았다. 검은색 미니 펜 같은 것도 삐죽이 나와서 보였었는데, 오늘 세면대에 올려져 있는 그것은 힘겹게 지퍼가 잠겨져 있다. 볼펜 같은 것 끝이 얼굴을 채 밀어 넣지 못하고 좀 나와 있다. 옮긴 사람은 분명 지퍼를 약간 낑낑거리며 닫았을 것이다. 그 낑낑거림, 그것을 눈에 잘 보이는 세면대로 옮겨 놓은 그 정성.
아, 감~~~~~동.
멋져. 9일 동안 화장실을 들락날락한 그 모든 여성, 오늘 낑낑 힘을 쓰고 옮겨 놓은 정성의 그녀.
모두 다 감동이다.
주인님, 언제 오시려나요?
당신이 기뻐할 일이
이곳 화장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얼른 오시길~~~
한동안 화장실 갈 때마다 궁금함을 안고 갈 것 같다.
있나?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