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만났다.
무인 점포를 운영하는 우리 언니.
어느 날 60대 아주머니가 키오스크 사용법을 몰라 계산을 못 하는 걸 보게 됐단다.
손바닥으로 누르고, 화면을 때리듯 쳐 보기도 하고, 나중엔 가게 주인인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네.
언니는 그 전화를 못 받고 나중에 가게 CCTV를 돌려보니, 60대 아주머니가 계산을 못 해서 낑낑대는 화면이 보이더란다.
에구구...언니가 달려가고 싶으나 갈 수도 없고 전화도 못 받았으니...그 아주머니 얼마나 답답하고 짜증이 났을까.
"언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줌마, 못 샀어?"
"때마침 학생이 가게 들어 와서 도와줬더라."
"에휴, 키오스크도 어려워 언니. 따라가기가 힘들어."
"그 아주머니 우리 가게 이제 안 올 거야.
글쎄 사 간 내역 보니, 제로콜라 6병이야. 제로콜라.
제로콜라, 애들이나 먹지 어른들은 안 먹거든.
콜라랑 같이 있으니 콜라로 알고 사 간 거지. 아이고."
"헉...진짜...그러겠네. 에휴...어려워.
언니. 헷가리지 않게 써 놔.
'이건 제로콜라. 애들 먹는 것'"이렇게!"
"야, 야, 애들이 비웃어~~~"
"아...그렇겠구나."
며칠 전, 체육대회 상품으로 학급 상금 받은 걸로 우리 반 애들이 뭐 먹을까 의논하는데..애들이 고른 아이스크림, 그걸 내가 이렇게 물어서 애들이 엄청 웃었다.
"거북이알? 이거 고른 거지요?"
"아니요, 샘. 거북알이요."
잉? 거북이알이나 거북알이나 그게 그거구만 그리도 웃기나?
거북알의 교훈을 생각해 보니,
제로콜라에 대한 주인의 친절 멘트는
어린 주된 고객층의 비웃음을 사겠구나 싶다.
어쩌나...
세상이 핑핑 변하고 어렵다.
키오스크 없이 주문 받는 곳,
커피도 셀프 말고 테이블로 가져다 주는 곳이
더 은근하고 멋있게 느껴진다.
그런 곳 가면 고맙고 편해서
돈도 펑펑 쓸 것 같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만난 우리 언니랑
늙어감에 대한 웃픈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