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 에세이
아침 8시 30분
오늘은 내가 교통지도를 하는 날이다. 전날부터 알람을 여러 번 했다. 다음 날, 교통이니 일찍 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교통 봉사 담당 학생 중 한 명만 나왔다. 학생은 10분 정도를 늦게 왔는데, 온 순간부터 핸드폰 통화를 한다. 친구랑 잠깐 하나 싶었는데, 계속 통화를 한다.
한 손엔 전화기, 한 손엔 교통지도 막대기.
어, 좀. 불안하다. 그냥 하나만 하지. 지금은 교통지도 일을 하고 있으니, 그냥 빨리 통화를 끊고 교통지도 일에만 집중하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느 참에 끼어들어 학생에게 지도를 하나 싶었는데
나보다 먼저 교감 선생님이 쌩하고 나타나셔서는 전화 통화 중인 학생에게 교통 봉사 때 전화 통화 하지 말라고 지도를 하신다.
음... 나도 지켜보고 있었는데, 살짝 무안하다. 근무태만한 듯한 느낌.
학생의 통화가 끝나면 얘기하려 했는데... 얘기가 길어져서 어느 틈에 말할까 주시하고 있었는데...
교감 선생님은 나타나시자마자 바로 행동, 지도를 하신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아침 8시 50분이 되고, 우리의 교통지도 시간은 끝났다. 학생과 나는 대화를 하며 교정으로 함께 들어간다.
이때 살짝 얘기했다.
"통화 계속해서 그만 끊자고 얘기하고 싶었어. 교감 선생님께서 먼저 얘기하시더라. 교통 설 때는 교통에 집중하자."
학생은 수줍게
"네"
한다. 1학년 꼬맹이. 고등학생 1학년 꼬맹이.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것.
요즘 학생들은 잘 안 그런다. 당장 우리 집 애들도 그렇다.
혼자 밥 먹을 때, 밥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항상 핸드폰을 켜 두고 영상도 보고, 뭘 치기도 하고...
한 번에 하나만, 그것에만 집중하라는 얘기.
맞는 말이데, 요즘은 나도 우리 애들한테 전염됐다.
나도 그냥 밥만 먹으면, 뭔가가 아까운 느낌이 든다.
참자, 참자, 참자.
습관은 무서운 것.
한 번에 하나만 집중해서 하자.
나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