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핸드폰 갤러리를 열었다
내가 썼던 시를 찾아보려고 갤러리 검색어에 '시'라고 쳤다
많은 사진이 나온다
시를 검색했는데 뭐가 나오나 보니
내 삶의 조각들이 보인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나 '시'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나의 인생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나열되어 나온다
참 각양각색이다
갤러리 열기 전 글을 쓰는 방 정면을 잠깐 바라봤다
이중섭의 소 달구지 그림 시계가 눈에 보인다
저걸로 무슨 글을 쓰지?
이 생각 잠깐 스치듯 하고
갤러리 검색어에 '시'를 치고 나오는 사진을 구경하는데
계속 계속 내리며 구경하다가
이게 나오네
신기하다
언제 이런 사진을 찍었나
여기가 어디인가
그런데 그런데
내용이 이중섭이네
이런 이런 신기한 일이
오늘 내 기억의 조각은
이.중.섭.이다.
제주도 이중섭 미술관에 가서 사 왔던 기념품 시계와
그 시계 속 이중섭의 메인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 있는 이 책 사진
아들에게 쓴 아빠의 따뜻한 글과 그림
이중섭이 아들에게 쓴 편지를 감상하며
오늘 글은 맺는다.
태현에게
나의 태현아 건강하겠지, 너의 친구들도 모두 건강하니? 아빠도 건강하다. 아빠는 전람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아빠가 엄마, 태성이, 태현이를 소달구지에 태우고 아빠가 앞에서 황소를 끌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함께 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만 몸 성해라.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