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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Jul 17. 2024

내 주변의 세 사람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A. 20대 여성

남들이 들으면 멋지게 느낄, 좋은 대학을 다닌다. 같은 과 사람들은 종종 유명한 사설 교육 기관에 강사로 채용되기도 한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긴 했었으나 학원 강사보다는 학교 교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임용고시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는다. 월급, 고됨 이런 것보다는 생활 전반까지 지도하는 학교 교사 역할이 자신에겐 더 보람될 것 같아 학교 교사되기로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 중이다.

 

B. 30세의 여성

교직 경력 6년, 한 번에 임용고시를 붙은 사람이다. 교육청 활동도 활발히 하며 대내외적으로 교직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평생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을 직업으로 가져 볼 생각 해본다. 공부를 좀 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다. 한의학과에 턱! 한 번에 합격한다. 교직 생활도 열정적으로 했었으나 의사 생활이 나을 것 같아서 교사를 그만둘 결심을 하고 사표를 제출한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 생활을 열심히 한 뒤 맞은 여름 방학, 아르바이트를 위해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자신의 직장이었던 학교에 이력서를 내고 시간 강사 일을 하고 있다.


C. 40대 미혼 남성

나이만 40이지 젊고 패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동생과 함께 유명 학원을 차리고 큰 수익을 내기도 했던 사람이다. 동생은 그쪽 일을 계속하고 있다. 대학 친구가 근무하는 학교의 기간제 교사 자리가 하나 비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대학 친구가 이 사람에게 제발 와 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친구의 부탁에 학교에 가서 잠깐 일해 보자는 생각으로 기간제 교사 일을 시작한다. 그런데 학교 교사 생활을 해 보니 묘한 매력이 있다. 담임을 하니 학원 강사할 때와는 다른 그 무엇이 있다. 학원으로 가는 게 돈도 더 벌고 나을 텐데도 자기 마음이 자꾸 학교 쪽으로 간다. 열심히 1년 일했더니 학교에서 1년 더 계약하자고 말한다. 40대 미혼남은 열정적인 교사의 모습으로 주 3일을 10시까지 야근해 가며 즐겁게, 고되게 아직도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학교에 오려는 사람,

학교를 떠난 사람,

학원에서 학교로 온 사람.


문득 이 셋의 모습이 대비되어 떠오른 밤이다.

사람마다 선택의 길이 다르다.


인생은 각자의 길.


오늘 밤 10시까지 야근하고 퇴근하다

C를 학교 현관에서 마주쳤기에 이런 글을 쓰게 됐다.


열심히 일하는 C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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