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는 할머니와 스몰 토크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비 오는 날, "우산 같이 쓰실래요?"
이건 오래전 풍경이다
태권도복 입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아이
지나가던 할머니가 보시기에 안되어 보이셨겠지?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셨다
요즘 애들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할까?
아이는 그 할머니와 우산을 쓰고 한참을 걸어왔다
집 주변 거의 다 와서 할머니와 헤어졌는데
오면서 할머니랑 스몰 토크를 하며 왔다
할머니도 아이의 할머니처럼 딸네 집에 손주들 봐주러 오셨단다
지금 딸네 집에 들어가신다는 그 할머니
이 야밤에 딸네 들어가시고 손주들 봐주신다고?
궁금하네
할머니는 퇴근하지 않으시나? 딸네와 함께 사시나?
딸이 이제 막 아이를 낳아서 산후 일을 도와주고 계신 건가?
여러 가지 궁금증이 올라오는데
문득
아이가 할머니와 대화하는 데 도사라는 게 생각났다
아이는 할머니랑 2시간도 앉아서 얘기하는 애
할머니 자랑, 똑같은 인생사의 반복 재생 같은 그 이야기를
도망가고 싶어도 잘 앉아서 맞장구도 쳐 주고 반말을 섞어 할머니에게 잔소리도 해 가며
말 동무 해 주는 아이
스무 살 내 아이
아이라기엔 너무 컸을까
가끔 내 속을 뒤집어 놓긴 하지만
할머니 말동무를 해 주는 알뜰살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요즘 애들 같지 않은
할머니랑 잘 노는
내 아이
내 아이의 주특기
어떤 할머니와도
쉽게 잘 대화한다
길 가는 모르는 할머니와도
친화력 뛰어나게 대화하고 어울리는
할머니들 친구 내 아이
할머니들을 좋아하는 아이이다
신기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