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퀘렌시아 Jul 18. 2024

길 가는 할머니와 스몰 토크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비 오는 날, "우산 같이 쓰실래요?"

이건 오래전 풍경이다


태권도복 입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아이

지나가던 할머니가 보시기에 안되어 보이셨겠지?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셨다

요즘 애들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할까?


아이는 그 할머니와 우산을 쓰고 한참을 걸어왔다

집 주변 거의 다 와서 할머니와 헤어졌는데


오면서 할머니랑 스몰 토크를 하며 왔다

할머니도 아이의 할머니처럼 딸네 집에 손주들 봐주러 오셨단다

지금 딸네 집에 들어가신다는 그 할머니


이 야밤에 딸네 들어가시고 손주들 봐주신다고?

궁금하네

할머니는 퇴근하지 않으시나? 딸네와 함께 사시나?

딸이 이제 막 아이를 낳아서 산후 일을 도와주고 계신 건가?


여러 가지 궁금증이 올라오는데

문득

아이가 할머니와 대화하는 데 도사라는 게 생각났다


아이는 할머니랑 2시간도 앉아서 얘기하는 애

할머니 자랑, 똑같은 인생사의 반복 재생 같은 그 이야기를

도망가고 싶어도 잘 앉아서 맞장구도 쳐 주고 반말을 섞어 할머니에게 잔소리도 해 가며

말 동무 해 주는  아이


스무 살 내 아이

아이라기엔 너무 컸을까

가끔 내 속을 뒤집어 놓긴 하지만

할머니 말동무를 해 주는 알뜰살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요즘 애들 같지 않은

할머니랑 잘 노는

내 아이


내 아이의 주특기

어떤 할머니와도

쉽게 잘 대화한다


길 가는 모르는 할머니와도

친화력 뛰어나게 대화하고 어울리는

할머니들 친구 내 아이


할머니들을 좋아하는 아이이다

신기한 아이




매거진의 이전글 내 주변의 세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