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반항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by 퀘렌시아

제목이 안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느낌을 담아 쓴다.

장면을 보고 바로 이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 것이다.


그저께의 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띠옹.

식탁에 달랑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닌가?

완전 시선 집중.



< 내 엄마가, 나의 아이들에게 남기고 간 편지 >


하하하, 배꼽 잡고 웃었다.

우리 엄마의 반항. 손주들에 대한.



상황은 이거다.

우리 엄마는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애들 밥을 챙겨 주시는데, 이 녀석들이 하루 죙일 잔 거다.

할머니 집 갈 시간까지도 애들 얼굴 꼬빼기도 못 보고 혼자 집에 앉아 있던 나의 엄마.



아니, 참치 두 개만 달랑 저렇게 놓고 가셨다.

밥은 해 놓으셨지만, 반찬 뭐 이런 거 아예 안 하시고 가신 거다.

보통 때는 꼭 하시는데 말이다.

참치도 하필 저렇게 뒤집어 놓고.

내 눈엔 토라져서 등 돌아 앉은 사람 마냥 보인다.



우리 엄마의 소일거리, 손주들 밥 챙겨 주는 의미 있는 일.

엄마는 그걸 꼭 '의미 있는 일'이라고 표현하신다.

엄마는 의식하지 않으시겠지만, 내 귀엔 그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아, 할머니 인생에 하루하루의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지들 밥 챙겨주는 일인데.

이 녀석들이 계속 잠만 잤으니.



부엉이 천 가방을 메고 맨날 우리 집 오시는 우리 엄마.

보람찬 하루가 안 되어 심통난 날



'이 녀석들아, 퍼뜩퍼뜩 좀 일어나라.

이 할미, 속 터진다. '


'오늘은, 맨 밥이랑 참치 하고만 먹어라.

할무니, 간다.'



날 웃게 해 준 우리 엄마
귀여운 우리 엄마
엄마가 계셔서 난 오늘도 웃는다




<참고 : 저희 엄마와 관련된 내용은 제 글 '100세 시대 엄마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한다', '엄마가 있어서 행복해'에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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