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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Jul 23. 2021

헤세와 융, 그리고 주역

주역 한 구절 감상

『헤세와 융』이라는 책을 읽는데 이런 구절이 나왔다.


"동양의 지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 물었다.

"나는 우파니샤드나 베단타보다 중국의 지혜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역』이야말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주역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그' 바로 헤르만 헤세이다.

'그래? 음.... 헤세와 주역이라...'

그래서, 주역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 공자가 책을 너무 열심히 읽어서 책을 묶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그 유명한 얘기. 공자가 그렇게 열독하게끔 했던 책이 바로 '주역'이지.


'그래? 공자도 그렇게 좋아한 책이고, 헤세도 그렇게 좋아한 책이라면.... 한번 구경이나 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 검색을 했다.


많고 많은 주역 책 중, 쉽다는 평이 많은 책을 샀다. 음, 서문을 읽어보는데, 작가가 솔직해서 마음에 든다. 글도 쉬워서 좋고. 사고 보니, 두께는 무지 두껍다.



<어제 내가 읽은 부분>

1. 건 - 원형리정

  건은 시간, 그 시간은 원형리정으로 이루어진다? 원은 혼돈, 형은 창조, 리는 결실, 정은 소멸의 시기를 말한다. 내가 이해한 요점은, 음. 삶은 이 네 단계를 거치지. 이거다.

 "삶은 혼돈과 창조와 결실소멸이 있다. / 나아가 이게 돌고 돈다.(이 부분은 내 생각)"


2. 잠룡 물용

  잠룡? 자맥질하는 용, 용인데 날아야지 자맥질한다는 건, 그러니까 아 실하지 않은 용. 물용? 쓰지 말라.

그니까 잠룡 물용은 아직 여물지 않은 용을 쓰지 말라. 곧 용사람으로 이해한다면, 아직 여물지 않은, 현찮은 용을 쓰지 말라는 말이다. 이 말은, 갑의 입장일까? 을의 입장일까? 갑의 입장에서 이런 잠룡을 기용하지 말라는 얘기일 수도 있고,  을의 입장에서 아직 여물지 않았으니, 세상에 나갈 때가 되지 않았다의 의미일까? 세상이 너를 기용해 줄 때가 아직 안 됐다의 의미? 왜? 가 아직 잠룡이라서... 뭐,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는 두 번째 입장에서 더 설명해 준다. 스스로 잠룡인 걸 받아들이고 자중하라의 의미로 읽힌다.

"아직 때가 이르니, 더 배우고 힘쓰며 때를 기다려라."


3. 현룡재전 리견대인

  용이 밭에 나타났다. 그런데 대인을 봐야 이롭대. 대인? 큰 사람. 그러니까 인재 아니겠어? 곧 이 구절은, 이 일하려고 밭에 나왔어도, 큰 사람봐야 이롭다. 즉 인재를 만나야 용 자신에게 이롭다. 뭐 이렇게 해석된다. 음 그러니까, 용이 밭에 나왔다는 것은 하늘의 기회를 얻어 때가 됐다는 뜻이란다. 그런데, 때도 되고 그 때를 펼칠 공간이 있어도,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얘기. 그 사람이 '대인'인 거다. 고로, 때가 무르익고 자신이 뭘 하려고 판이 다 벌어졌어도 내 곁에 날 도울 든든한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자자, 내 식대로 정리를 해 본다면,

"때되어도, 날 도울 사람을 잘 만나야 해. 사람이 중요하다."


이거네. 문득, 유비가 생각난다. 내 보기에 유비는 그 자신은 그렇게 멋지지는 않은데, 주변 인물들이 엄청 짱짱하고 멋있다. 음, 유비는 인재 복이 있는 사람. 근데 생각해 보면, 그 인재들이 별 볼 일 없는 사람 밑에 가서  '형님~~'하고 따를까? 분명 뭔가 있는 사람이기에 그 영웅들이 다 밑에 들어간 거겠지 싶다. 그래, 그래. 용이긴 했나보군. 용도 용이고 용에겐 받쳐 줄 인재가 있어야해. 유비만 달랑 있었으면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기억하겠어? 아니지. 현룡재전 리견대인. 오케이, 접수.



짧게 짧게, 쉽게 쉽게, 내 식대로 주역 공부.

오늘의 공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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