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날짜로 나를 판단한다>

by damdam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세계에 홀로 내던져진 것만 같았다. 능숙한 경력직들 사이에 덩그러니 놓인 신입, 그것이 바로 나의 모습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 가늠할 유일한 기준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과거의 나뿐이었고, 첫 출근 전날에는 잘할 수 있을지 엄청 걱정됐다.

물론 아르바이트도 외워야 할 규칙과 알아둬야 할 세세한 사항들이 존재했지만, 내가 마주한 사회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각박했다.

그들은 신입 한 명을 일일이 신경 써주면서 적응하도록 도와주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업무에 몰두하느라 나에게 모든 것을 알려줄 여유가 없는 듯했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신입 한 명 가르쳐줄 시간이 없으면 신입을 뽑지 말았어야지'라는 생각까지 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데, 솔직히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나는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질문할 것을 찾아본 다음에 질문을 했다.

다들 타닥타닥 타자 소리를 내며 바쁘게 일하는데, 나 혼자 멍하니 화면만 바라볼 수는 없었기에 배운 건 없어도 열심히 공부하는 척을 했다. 나는 분명 일을 배우러 온 건데,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불안감이 엄습했다.

실습 때처럼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 그들은 나에게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질문할 게 분명했다. 나는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취업했지만, 학교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은 분야였다.


경력직들은 당연히 알고 있는 지식들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예상했던 차가운 답변이 돌아왔다.

"일주일이나 됐는데 아직도 모르면 어떡해요. 우리가 많이 가르쳐주진 않았어도 이 정도는 알아서 찾아봤어야죠."

나는 그 '정도'조차도 몰랐다. 배우려고 들어온 신입인데 모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어째서 신입이 모든 것을 알아서 찾아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상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가르쳐주지 않은 건 '잘못된 것이 아닌' 걸까.
신입이 들어오면 그대들이 하나부터 열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절반은 알려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불만을 가진다 한들, 나는 배우는 입장이기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것뿐이다.

주변에 말해봐도 돌아오는 답은 거의 똑같았다.

"사회생활은 원래 그런 거야."
"원래 신입 때는 혼나면서 배우는 거야. 나도 울면서 배웠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 '왜 울면서 배우는 게 당연한 걸까?'

나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작가의 이전글<사회생활이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