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우리는 서로를 좋아했다.
하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햇빛은 유난히 눈부셨고
그늘은 늘 짧았다.
말은 조심스럽게 건넸고,
마음은 자주 숨었다.
나는
네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을 거라 믿었고,
너는
내가 충분히 괜찮을 거라 생각했겠지.
우리는 함께 웃었고,
항상 같이 있었지만,
어딘가 닿지 못한 채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는 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감정이 있다.
그 여름,
우리가 몰랐던 것은
서로가 아니라
서로의 외로움이었다.
여름이 돌아올 때마다
나는 그 계절보다
너를 먼저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