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약속 : 책 읽기, 글 쓰기, 감사 일기 쓰기, 필사하기
매일 하자고 결심한 일이 몇 가지 있다. 책 읽기, 글 쓰기, 감사 일기 쓰기, 필사하기. 나와의 약속인 셈인데, 가장 잘 지키고 있는 건 책 읽기다. 퇴사 후 실천하려고 했던 하루 1권은 아니지만 매일 책을 읽는다. 매일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기 전에도 거의 매일 읽긴 했다. 출퇴근길에 책을 읽어서 주 4~5회는 책을 읽었으니까.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책 읽은 지는 오래되었어도 주말에는 읽지 않았다. 주말의 나는 주로 소파나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매일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건 독서법 책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독서일지에 100권 가까이 쌓여갈 무렵이었다. 내가 책을 잘 읽고 있는 것인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독서에 관한 독서였으니 일종의 메타 독서랄까. 『일독 일행 독서법』, 『1천 권 독서법』,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초서 독서법』 등. 제목에 독서법이 있는 책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그동안 나는 단순히 ‘읽기’만 해왔구나. 책에서 배운 내용 중 하나라도 실천해 보려고 하지 않았구나. 내 독서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뭐라도 하나 실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게 바로, 매일 읽는 것이었다.
출퇴근 시간을 길에 버리는 것이 아까워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이제는 책이 좋아서 책을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느 정도는 그런 사람이 되었기도 했고... 매일 1쪽 이상 읽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출장 갈 때에는 핸드폰에 전자책을 담아가서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여행 갈 때에도 책 한 권을 챙겨가 잠들기 전 침대에서 뒹굴며 읽었다.
목표가 작으니 접근하기가 쉬웠다. 일단 1쪽 읽으면 10쪽도, 100쪽도 읽게 되었다. 책장을 펼치는 그 시작이 어려웠을 뿐. 매일 책 읽기 시작한 뒤로, 100일은 훌쩍 넘겼고 200일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날짜를 세고 있진 않아서 정확하진 않다. 눈 뜨면 씻고, 밥 먹으면 이 닦는 것처럼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매일 책 읽는 것으로 달라진 점이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한 건, 내가 다짐한 무언가를 꾸준히 해내고 있다는 게, 이상하게도 힘이 된다는 것이다. 다른 일도 이처럼 마음먹고 하고자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아니지, 이제 매일 책 읽기를 성공했다는 점이 근거가 된 거 아닌가?
나는 오늘도 한다. 꾸준함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