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해 Jul 04. 2019

그냥 하던 대로 해

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계단

삶에는 계단식 변화가 참 많다. 살이 빠질 때도 그랬다. 계속 몸무게가 변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 줄어들었다. 물론 그건 찔 때도 마찬가지였다. 며칠은 평소보다 조금 많이 먹어도 그대로인데 어느 날 보면 갑자기 늘어 있었다. 물이 끓을 때로 비유하자면, 99°C까지 같은 무게였다가 1°C가 추가되는 순간 무게가 느는 것 같다랄까.


공부할 때도 이런 일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언어를 공부할 때 그랬다. 국어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어를 공부할 땐 정말 피부로 와 닿았다. 영어. 그 징글징글한 영어. 매일 열심히 공부를 해도 같은 자리를 달리는 것 같다가, 어느 날 한 단계 올라 서 있었다.


책을 읽을 때에도 그랬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두 권을 겨우 읽었다.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어느 달에 갑자기 대여섯 권으로 뛰어올랐다. 그 수준이 최대 독서량일 줄 알았다. 그런데 대여섯 권 읽는 달이 계속되다가 또 갑자기 열 몇 권으로 훌쩍, 스물 몇 권으로 후울쩍!


이런 계단식 변화를 위와 같은 몇몇 경험으로도 알고 있고 머리로도 잘 이해한다. 그럼에도 막상 사건의 복판에 있을 때엔 언제 한 계단 성장할지 막막했다. 다음 단계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꾸준히 유지하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 심지어 평지가 아니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같은 때도 있었다. 


최근 몇 달은 특히 더 그랬다. 쉽게 지치고 나태해졌다. 그래서 책 속으로 도망갔다. 『습관의 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등 습관이 주제인 책을 연이어 읽었다. 적어도 1°C가 부족한 상태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그 순간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내딛는 비결이 알고 싶었다. 그 책들에서 무엇이라 말했느냐고?


“그냥 하던 대로 해.”


그게 답이었다. 9번 도끼질한 것과 같이, 마지막 1번도 찍는 것. 그게 전부였다. 10번 찍었는데도 안 넘어가면? 또 1번 더 찍지 뭐~



매거진의 이전글 이러쿵저러쿵 묻지 않고 속아주신 것일 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