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생각
“느들은 생각이 너무 만혀어!”
사투리 억양을 가득 넣어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임용고시를 앞둔 4학년의 어느 날. 창밖의 햇살은 나른했고 나는 나태했다.
이렇게 적은 인원밖에 안 뽑으면 어떡하라고. 초수에 합격이 가능하긴 하겠어? 재수해서 되면 대박, 삼수에라도 되면 좋겠다. 설마 장수생이 되는 건 아니겠지. 그런 말은 참 쉽게도 퍼졌다. 교수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셨을까 그런 말들을.
생각이 많으면 실천을 하지 않는다. 생각 없이 행동하면 경솔하기 쉽다. 마음을 먹었다면 생각을 끝내고 움직여라.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일단 시작해야 깨지고 부서져도 고치고 다듬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런 말씀을 한참이나 하셨다. 나는 이렇게나 하루하루가 아까운데 시간이 귀한 줄 모른다고 하시면서, 청춘을 멍하니 흘려보내는 우리를 꾸짖으셨다. 교수님께서 몸이 편찮으셨는데 그 영향도 있었을 거다.
십 년은 훌쩍 넘긴 요즘에 그때 그 말씀이 자꾸 떠오른다.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나 용기가 조금 부족할 때. 생각만 많아져서 머뭇거릴 때. 그런 때면 나는 다시 그 강의실에 가 앉는다. 또다시 애정 어린 꾸지람을 듣는다. 그날의 일이 이렇게 내 기억에 오래 머물러 있는 건, 그날의 햇살이 나른했던 탓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