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땀
“복날이 언제지?”
여름이 되면 자연스레 달력을 뒤적거렸다. 삼복이 표시되지 않은 달력을 갖고 있을 때엔 포털사이트에 검색까지 해가며 복날을 확인했다. 복날보다 봄날을 잘 알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복날을 챙겨가며 삼계탕 집을 방문하는 어른이 되었다.
이십 대까진 복날에 몸보신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여름에 땀 흘려 운동하고도 샤워 한번 개운히 하고 나오면 거뜬했다. 아, 거뜬까지는 과장된 표현이려나? 아무튼 그랬다. 그런데 삼십 대가 되니 땀 뻘뻘 운동하지도 않을뿐더러, 땀 흘려 운동한 뒤엔 진이 빠졌다. 기진맥진했다는 말이 딱이다.
해가 바뀔수록 체력이 훅훅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이십 대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삼십 대가 되니 체력이 엉망이었다. 이래서 이십 대에 운동하지 않으면 삼십 대에 힘들다고 하는구나. 그 명언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깨달았다. 삼십 대에 운동하지 않으면 사십 대에 힘들다는데, 나는 왜 여태 이러고 있나.
그런데 이 나이라는 것이 참 요물이다. 똑같은 시간이 흐르는 것인데 그 결과가 너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엄마한테, “엄마는 내 나이에 뭐 했어?” 하고 물은 적이 있었다. “결혼도 하고 오빠도 낳고 너도 낳고, 함바 식당 했지. 600명씩 밥 먹는...” 그러면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 나이에 그랬다고?’ 하는 말은 차마 꺼내지 못했고, ‘나는 이 나이에 아직도 철부지인데.’ 하는 말도 속으로만 했다. 엄마의 삼십 대와 나의 삼십 대가 이렇게나 차이가 클 줄이야.
그뿐만 아니다. 내 기억에 할머니가 환갑일 적에, 관절염 탓이긴 했지만 거동이 불편하셨었다. 흰머리도 많고 주름도 많았다. 그런데 이제 환갑을 넘은 엄마는, 조금 애정 섞어 답하자면 그 정도는 아니다. 쉽게 말해 예전 환갑보다 요즘 환갑이 더 젊어 보인다랄까? 비단 우리 집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문득 궁금하다. 내 시간 속에서 지금은 어디쯤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