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고 싶은 나로 물들이는 중
습관이 주제인 책을 일부러 찾아가며 읽은 때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일어나길 바라지 말라는 글을 읽은 뒤였다. 변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는 말로 생각이 깊어졌던 때이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책을 많이, 잘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책을 읽지 않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글을 쓰지 않았다. 부지런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아침 알람을 꺼버리기 일쑤. 비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평범하게 행동했다. 그래서일까. 그때 내가 꾸는 꿈은 그저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그랬던 내가, 매일 책 읽기에 도전한 지 125일, 매일 글쓰기에 도전한 지 89일, 매일 필사하기에 도전한 지 20일이 되었다. 회식한 날에도, 워크숍을 간 날에도, 몸이 너무 아픈 날에도 했다. 매일 했다. 겨우 해냈다. 그동안 고비가 닥칠 때마다 ‘오늘 하루만’이라는 마음을 지우기가 참 힘들었다. 오늘 하루만 넘어갈까? 그 마음과 힘겹게 싸웠다. 물론 여전히 싸움은 진행 중.
내가 하지 않는 일을 하는 일로 바꾸는 것이란, 스며드는 일, 물드는 일 같다. 이렇게 글 쓰는 지금, 나는 나를 물들이고 있다. 책 읽는 사람으로, 글 쓰는 사람으로... 내가 되고 싶은 나로 물들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