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기운을 전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책에서는 감정 중에 전염성이 가장 큰 것은 외로움이라고 해요. 외로운 친구를 곁에 두면 외로워질 확률이 무려 40~65퍼센트나 높아진다는 거예요. 외롭지 않은 사람을 세 번 거쳐야만 외로움의 전염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백영옥 저)에서 밑줄 그은 내용이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뜨끔했다. 그동안 힘들다, 지친다, 못하겠다, 그만두고 싶다 등 부정적인 말을 많이 뱉어왔다.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날 때에도 피곤에 찌든 얼굴로 나간 적이 많았다. 친구들에게 내 나쁜 감정을 물들이고 있었구나 싶었다.
나도 타인의 감정에 잘 물드는 편이다. 옆에서 자꾸 우울하다, 짜증 난다, 화난다 하는 말을 들으면 나도 곧 그렇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밝은 감정보다 어두운 감정에 더 빨리 물들었다. 어른들 말씀에, 나쁜 것을 먼저 배운다고들 하듯이.
주변에서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걸 잘 들어주는 편이었다. 물론 위로보다는 잔소리와 구박을 많이 했지만... 들어줄 뿐이었어도, 때로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 기가 쪽쪽 빨렸다. 그걸 잘 알면서도 가끔, 어쩌면 자주, 내가 그런 영향을 주는 쪽이 되었다. 친구들 기를 빨아먹는 존재였겠구나. 뒤늦게 반성한다.
앞으로의 나는, 긍정 기운을 전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함께하는 것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되어줄 수 있을까? 내게 해줬던 것처럼 그럴 수 있을까? 오늘은, 아직은 걱정이 앞선다.
*출처_ 백영옥,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아르테, 2019
이 글에서 저자가 말하는 ‘책’은 <감정의 온도>(김병수 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