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6 글쓰기로 찾은 내 불씨

고립 속에서도 타오르는 작은 희망

by damhayeon




나는 고립청년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고립을 꽤 즐기는 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내게,

사회적 가면을 쓰는 일은 늘 힘든 숙제였기 때문이다.

그런 나도 가끔은,

내 소식들을 전할 상대가 없을 땐 외롭고 허전함을 느낀다.

내가 우울에 잡아먹힐 때마다 하는 일이 글쓰기였다.

머릿속에서 요동치는 잡생각들을 미친 듯이 타이핑하며 쏟아낸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눈물이 왈칵 터지기도 한다.

그렇게 나의 감정들까지 분출해내고 나면

나의 머릿속을 표류하던 생각들은 잠잠해지고 안정을 찾는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는 꼭 기록으로 남겨둔다.

나중에 다시 돌아보며 지난날의 뾰족한 나를 안아주기도 하고,

기특한 내 모습에 힘을 내기도 한다.

나 자신이 도대체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건지 알아야겠다며

끝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숨어있던 자기 연민과 열등감이 튀어나왔다.

시험에 떨어지고 다 포기하겠다며 도서관에 박혀 책을 읽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조차 내가 실패한 이유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렇게 글로 적으며 분석하다 보니 원인과 보완점이 분명해졌다.

결국 나는 또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고민과 울분을

일기장에 쏟아내면 속이 후련해지기도 한다.

아직 나는 고립의 상태에 있지만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내 생각이 정리되고 하루를 버틸 힘이 생겼다.

내 글에는 처절한 자기반성이 많지만 기특하고 찬란한 순간들도 분명 있다.

아직 나는 고립의 상태에 있지만,

글을 쓰는 이 순간만큼은 내 생각이 정리되고

하루를 버틸 작은 불씨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