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8 상담, 나를 구한 첫 구명조끼

발목을 잡는 사랑

by damhayeon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숨을 죽인 채, 소리에만 집중한다.

익숙한 발소리가 내 방 문 앞을 지나

거실로 사라질 때까지,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는다.

엄마와 나 사이의 갈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 당시의 엄마는, 내게 무기력 그 자체였다.

기운 없는 말투, 축 처진 어깨, 끝없는 한숨.

나는 그 안에서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했다.

깊은 바다에서 허우적대며 수면 위로 올라가려 할 때,

발목을 잡아당기는 감각.

진흙탕 속에 빠져 나 혼자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잠기는 기분.

그게 엄마와 함께 있는 집이었다.


엄마는 자기만의 고통에 잠겨 있었고,

나는 살아남기 위해 탈출을 꿈꿨다.

하지만 그 갈등이 정점을 찍던 어느 시점,

나는 결국 무너졌다.


심리적으로 완전히 부서졌고

눈뜨고 일어나 씻고 밥을 먹는

그 단순한 일상조차

더 이상 해낼 수 없게 되었다.


2023년 말부터 시작된 나의 트라우마는

2025년 봄까지 매달 죽지도 않고 찾아와 나를 괴롭혔다.

엄마와의 충돌은

내 마지막 버팀목마저 흔들어버렸다.

정신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도망치듯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울먹이던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숨 막히는 물속에서 간신히 고개를 내민 느낌이었다.

한 통의 전화로 세상이 확 달라지진 않았지만,

분명, 내 안의 숨통 하나가 열렸다.


복지센터 선생님은 조심스레 병원 치료를 권했고,

나는 살고 싶어서,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고 싶었다.

결국,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을 통해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혼자서는 넘지 못했던 큰 산을,

그렇게 한 발짝 넘어서게 되었다.


예약 전화 하나조차 버거웠던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꺼낸 날.

그날 나는 무너지는 대신, 처음으로 무언가를 붙잡았다.

그건, 무기력의 늪에서 나를 끌어올린 첫 번째 구명조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