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지 않은 사소함
나 자신과 화해하기로 했다.
그냥 흘려보낸 20대가 아쉽고 억울했던 만큼,
남은 날들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무기력하게 침대에만 누워있다 문득,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
이불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간밤의 우울은 그렇게
깨끗한 공기와 함께 흘려보내기로 했다.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
그 자체가 나를 아끼는 첫 번째 행동이었다.
몸을 일으키자, 이제는 마음을 돌보고 싶어졌다.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어졌다.
기분 전환을 시켜주는 향들,
무드등 아래에서 조용히 즐기는 독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인정하고 칭찬해 주기.
그렇게 매일 조금씩 행복을 적립해 나갔다.
이제는 내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붙잡아 적어본다.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저녁에 하루를 되돌아보며
'내가 그랬었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었구나'
하고 뒤늦게라도 감정을 인식한다.
마치 어린아이의 말을 들어주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마음만큼이나 건강도 잊지 않고 챙긴다.
무기력에 잠식되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운동을 시작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는다.
대단한 음식이 아니어도
예쁜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먹는다.
이 모든 사소한 행동들이 나에게 속삭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실수해도 나를 버리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과거의 나에게 얽매어 있지 않고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아직까지 완벽한 건 아니다.
아직도 자신이 없고, 내려놓고 싶다.
울상을 지으면서도 일단 몸을 움직여본다.
그렇게 한 발짝씩만 나아가자 하며 나를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