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야기, 두 번째
악몽 No.2 <끝없이 반복되는 도망>
눈을 떠보니 가운데가 뚫린 삼각기둥 형태의 건물 옥상이었다. 이곳은 게임 속이라고 했다. 나는 도망자였고, 또 다른 이는 추격자역할이었다. 도망자가 추격자에게 잡히면 게임오버였고, 도망자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도망가는 것뿐이었다. 긴 식칼을 들고 무섭게 쫓아오는 추격자가 무서워 최선을 다해 도망쳤지만 나는 곧 잡혔다. 등에 칼이 꽂히는 느낌-칼에 찔려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프진 않았다.-과 함께 나는 쓰려졌다. 눈앞이 새까매지더니 'GAME OVER'라는 글자가 떴다. 진짜 게임처럼.
이제 끝났구나, 하고 안심했으나 끝이 아니었다. 게임은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또 뛰었지만 또 잡혔고, 또 죽었다. 게임이 시작되고, 도망치고, 죽고, 다시 게임이 시작되는 것의 반복이었다. 뛸 체력이 남아나지 않았지만 칼에 찔릴 거라는 두려움에 또 일어나 뛰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다시 죽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조금이라도 늦게 죽는 것뿐이었다. 도망자는 도망만 칠 수 있었다.
죽을 때마다 다시 시작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몇 번 죽었는지 모를 정도로 여러 번 쓰러진 후에야 나는 꿈에서 깰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