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일직선이 아니다.
날카롭지도, 명확하지도 않다.
농밀한 안개에 젖는 옷처럼 서서히 스며든다.
그러다 어느 날
양파를 썰다 울게 만든다.
애써 외면해왔던 시간들.
양파와 눈물은 갑자기 온다. 길을 걷다, 커피를 마시다, 아니면 양파를 썰다가.
별것 아닌 순간에 밀려와서 가슴을 친다.
사랑을 잃었다 하면 사람들은 위로한다.
"시간이 약"이라는 명약은 영악한 위로다.
떠난 자리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약일 순없다.
마음을 내리는데 필요한 건
양파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양파 위로, 도마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