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사랑의 표현
어느 여유로운 일요일. 재이를 위해 꼬마 펜 케이크를 구웠다. 재이 웃음만큼 달달 부드러운 생크림을 올리고, 유달리 까맣고 큰 재이의 동그란 눈동자를 닮은 블루베리도 한 알 올리니 그럴듯한 아침이 만들어졌다. 재이보다 유현이가 더 마음에 든 눈치다. 작은 펜 케이크가 귀여운지 연신 웃는다.
내가 좋아하는 웃음.
⠀
내가 만약 영화감독이라면, 그래서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요리하는 씬부터 보여주어야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
나는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요리만큼 적절한 행위는 없다고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고, 결국 음식을 만들어 먹인다는건 몸과 마음을 물리적으로 채우는 거의 유일한 행동일 것이다.
⠀
잘 먹지 못하는 재이라, 유현이는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해 먹이려 매일을 애쓴다. 나는 그런 유현이를 보며 재이를 향한 유현이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렇듯 일상에서 사랑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결혼의 여럿 장점 중 하나 아닐까.
⠀
가능한 많은 시간 요리하고 싶다. 유현이와 재이를 속 깊은 곳부터 따뜻하게 채워주고 싶다. 그 둘이 맛있게 먹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한참을 행복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