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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미안 Aug 12. 2023

꼬마 펜케이크를 구운 어느 날

요리, 사랑의 표현

어느 여유로운 일요일. 재이를 위해 꼬마 펜 케이크를 구웠다. 재이 웃음만큼 달달 부드러운 생크림을 올리고, 유달리 까맣고 큰 재이의 동그란 눈동자를 닮은 블루베리도 한 알 올리니 그럴듯한 아침이 만들어졌다. 재이보다 유현이가 더 마음에 든 눈치다. 작은 펜 케이크가 귀여운지 연신 웃는다.

내가 좋아하는 웃음.

내가 만약 영화감독이라면, 그래서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요리하는 씬부터 보여주어야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나는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요리만큼 적절한 행위는 없다고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고, 결국 음식을 만들어 먹인다는건 몸과 마음을 물리적으로 채우는 거의 유일한 행동일 것이다.

잘 먹지 못하는 재이라, 유현이는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해 먹이려 매일을 애쓴다. 나는 그런 유현이를 보며 재이를 향한 유현이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렇듯 일상에서 사랑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결혼의 여럿 장점 중 하나 아닐까.

가능한 많은 시간 요리하고 싶다. 유현이와 재이를 속 깊은 곳부터 따뜻하게 채워주고 싶다. 그 둘이 맛있게 먹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한참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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