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by 데미안

크리스마스 한참 전부터 유현이는 준비로 바빴다. 아직 십일월인데 다짜고짜 트리부터 꺼내었다. 십 년 넘게 쓴 싸구려 이마트 트리를 팔고, 작년 말 고심해서 새로 장만한 트리였다. 값이 좀 나가긴 했어도 접혀 있는 잎을 한 땀 한 땀 펴내어 모양을 잡으면 여느 싸구려 트리 같지 않게 꽤나 그럴듯한 자태를 뽐내었다. 결혼 전부터 간직해 온 클래식한 오나먼트까지 꾸미니 여느 카페나 백화점 트리도 부럽지 않았다.


새집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여서일까. 유현인 여느 때보다 진심인 듯 보였다. 사고 싶던 가랜드가 품절되자 직접 천까지 주문해 꼭 같은 가랜드를 손수 만들며 정성을 쏟았다. 만들어진 가랜드는 내가 보기에도 멋들어졌다.


트리를 꾸밀 때 유현인 항상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어두었다. 마이클 부블레의 캐럴을 특히 즐겨 들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댓글엔 이런 말이 쓰여있었다. 실외는 머라이어캐리, 실내는 마이클 부블레라고. 마이클 부블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작은 집안 거실에 흰 눈이 내리는 듯했다. 금세 마음이 포근해졌다.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 도달한 크리스마스 아침. 재이를 안고 유현이가 방문을 나섰다. 어젯밤 재이와 같이 준비했던 산타 할아버지에게 줄 쿠키와 우유를 확인하고, 재이 선물도 함께 뜯었다. 유현이 무릎에 앉은 재이의 눈이 쉴 새 없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내가 사 온 딸기 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나는 유현이가 재이에게 스치듯 하는 말을 훔치듯 들었다.


재이야. 올 한 해 재이가 너무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어서 선물을 주는 거야. 너무 고마웠어.


어쩜 저리 예쁘게 말할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12월 26일이 아닌 크리스마스 이후가 오는 것 같다.

올해 트리는 되도록 늦게 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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