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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담 Oct 31. 2018

4.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 방문기

반딧불이가 펠롱이던 여름밤의 '제주 펠롱 에일' 론칭 파티!


(1) 양조장 투어 프리 드링크 쿠폰 / (2) 제주맥주 양조장


제주에서 만난 첫 번째 브랜드: 제주맥주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에 왔던 5월, 소속 브랜드를 상실한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첫 번째 브랜드는 '제주맥주'였다. 제주라는 지역의 상징성을 담고 있었던 것이 꽤나 유니크한 이유였고, 당시 즐겨보던 드라마인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의 매 회 나올 정도로 굉장한 PPL로 눈을 사로잡았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TV PPL이라니 그 마케팅 예산이 부럽기도 해서)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와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 참석의 경험이었다.


먼저 양조장 투어는 꽤 흥미로웠는데, 제주맥주 양조장 입구부터 서핑보드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연출해 제주의 스포티하고 젊은 느낌을 담았고, 곳곳에는 마치 배민의 '우리는 무슨 민족입니까-'처럼 '우리나라에도 꼭 가보고 싶은 맥주 양조장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란 제주맥주의 브랜드 스토리, 메시지를 가득 담은 포스터가 있어서 양조장이라기보단 쇼룸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양조장 투어를 하며 직원이 맥주에 대한 기본 지식들을 알려주곤 하는데,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 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지금까지도 맥주를 소개하는 그녀의 힘 있는 말투와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맥주를 좋아했고,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제주맥주의 탄생을 곱씹으며 본인은 힘들었다 얘기했지만, 그 말투와 눈빛에선 무엇보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제주맥주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자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어쩌면 당시 애정을 담아 일할 브랜드를 상실한 직후였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을 수 있겠다.)


그 날의 기억이 좋았던 터라,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주맥주 돌잔치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고 신청 끝에 당첨되어 2018년 8월 11일, 한 여름의 토요일 저녁 제주맥주 돌잔치에 다녀오게 되었다.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 다채로운 그들의 집들이


이 날은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 겸 새로운 신상품인 '제주 펠롱 에일'의 론칭 파티이기도 했다. 기존 제주 위트 에일보단 꽃향과 신선한 청량감이 더 느껴졌던 제주 펠롱 에일은 곶자왈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했다고 한다. '곶자왈'이란 특별한 스토리에 맞춰 파티는 '반딧불이가 펠롱이는 여름밤' 콘셉트로 꾸며졌다. 양조장 곳곳을 곶자왈처럼 꾸몄고, 그 입구에는 반딧불이의 울음소리가 나 정말 곶자왈 안에 있는 듯싶었다.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 행사


돌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제주 위트 에일과 이 날의 주인공인 제주 펠롱 에일을 시음할 수 있었고, 시음한 후 빈 맥주잔을 가져가면 그 컵에 다육이를 심어주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초대 가수로 오존이 함께하여 감성적인 분위기를 선사했으며, 곳곳에 김형석 작가의 곶자왈 사진을 전시하여 방문객들은 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을 한 공간에서 진행하다니 공간을 아주- 넓고 굉장하게 사용할 줄 아는 브랜드였다.


행사에서 가장 센스 있었다고 느껴졌던 프로그램은 '럭키드로우'였다. 행사 장소 곳곳에 곶자왈을 떠올리게 하는 수풀을 설치했고 그 수풀 사이에 반딧불이를 가장한 불빛들을 놓았다. 불빛을 찾아보면 그 안에 숫자가 적혀 있었고 본인의 숫자가 불리면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불빛의 모습이 정말 파티의 컨셉인 '반딧불이'를 떠올리게 했고, 초등학생 때나 했던 보물 찾기를 하는 듯해서 남녀노소 흥미로워했다. 럭키 드로우 상품으로는 제주맥주 상품과 제주맥주의 다양한 굿즈들이 나왔다.


정말 손에 쥐어 보면, 그 불빛이 새어나가는 모습이 반딧불이를 떠오르게 한다.


그들이 제주 펠롱 에일을 소개한 방법


많은 브랜드의 파티와 다르게 제주맥주 1주년 파티가 특별했던 이유는 직원 한 명도 "지금부터 무엇을 하세요,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란 말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 신기하게도 초대받은 이들은 자유롭게 제주맥주를 즐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앞으로 나왔으며 조용히 일행과 분위기를 즐길 사람은 뒷 쪽에 앉아 편안히 분위기를 즐겼다.


브랜드 마케터가 신상품에 대해 강연처럼 컨셉을 나열하며 말하지 않아도, 나는 그들이 준비한 공간에 머물며 충분히 자연스럽게 제주 펠롱 에일의 컨셉과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많은 브랜드들이 X주년 행사를 진행할 땐 국사책처럼 연대기로 표현하여 브랜드의 역사를 나열하고, 새로운 신상품이 나왔을 땐 브랜드 컨셉을 세뇌당할 것 같은 여러 퀴즈와 체험활동을 선보인다. 또, 초대한 사람들을 극빈 대접하며 신상품을 건네주고 블로그와 SNS를 통해 홍보를 요청한다.


하지만 제주맥주 1주년 돌잔치가 나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브랜드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행사의 모습이 없었다. 직원들은 참석한 고객들에게 어떤 행위도 요구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즐기게끔 도와주는 정도였다. 그들은 초대받은 손님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행복해했고 (그런 분위기가 참석한 사람들도 더 적극적으로 만들었다) 신제품을 출시하며 스스로를 축하했다. 정말 그들이 사랑하는 제주 펠롱 에일의 탄생을 축복하는 돌잔치였다.


제주에 와서까지 '아름다운 브랜드를 만드는 일'에 대해 고민할 줄 몰랐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실무를 하며 약간 회의감을 느꼈던 반복적인 마케팅을 넘어설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래, 이게 내가 생각한 마케팅이지!"하며 가슴 한 구석이 뜨겁고 설레었다. 난 여전히 멋진 브랜드가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제주맥주가 전달하고자 했던 '제주 펠롱 에일'의 스토리를 기록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오직 제주만의 숲,

곶자왈에 대하여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곳을 일컫는 ‘자왈’을 합쳐 만든 말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이다.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긴 돌무더기에 이끼, 넝쿨식물, 나무, 수풀이 한데 섞여 하나의 생명체로 보이는 신비한 숲, 곶자왈.


제주의 잦은 폭우에도 홍수가 나지 않는 것은 곶자왈 때문인데, 빗물을 유입시켜 풍부한 지하수를 만들어내 제주의 허파라고 불린다.


사방이 돌인 탓에 농지로 이용할 수 없어 버려졌던 땅이었기에 독특한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숲이다.


다양한 식물의 조화로 형성된 곶자왈에서 영감을 받은 제주 펠롱 에일의 다양한 홉 블렌딩으로 숨 쉬는 땅 곶자왈을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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