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제주다미를 기록하는 이유
오늘은 '의미'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제주다미'의 의미,
'제주다미' 이야기를 남기고자 하는 이유,
그 채널로 '브런치'를 선택하게 된 이유.
다미: 아름다움을 다루는 삶이고 싶다
할아버지는 먼 훗날 통일이 되면 고향을 찾아 가보라는 의미에서 평안남도 용강군 다미면의 '다미'를 이름으로 지어주셨고 아빠는 그 이름에 많을 다(多), 아름다울 미(美)를 넣어 '아름다움이 많은 사람이 돼라'는 의미를 담아주셨다. 한글로도, 영문으로도, 한자로도 쉬운 내 이름을 나 스스로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도 의미가 특별해 더욱 소중하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이름의 의미처럼 난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예쁜' 사람보단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제주다미, 제주를 사랑하게 된 이유
제주 여행을 다니면서 인스타그램에 #제주다미 해시태그를 써서 업로드를 했다. 그 뜻이 '제주에서 놀고 있는 다미'를 뜻하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에겐 다미(多美)란 내 이름의 의미를 담아 '제주에서 경험하는 많은 아름다움의 기록'이란 꽤 단단한 의지가 담긴 키워드다. 이런 키워드들이 쌓여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여러 발걸음의 한 걸음이 되겠지 싶다. 몇 달에 걸친 세뇌 작업 끝에 많은 지인들이 "제주다미 잘 보고 있어", "제주다미 이름을 잘 지은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땐 꽤나 가슴이 벅차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미'란 키워드는 내게 묵직하게 느껴진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주저리 주저리 말하다가도, 애인이 되면 그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 신중해지는 것처럼. 내가 제주를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제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표현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나도 제주가 왜 좋은지, 왜 그렇게 자주 가는지에 대한 많은 물음 앞에서 제주에서 경험한 것들을 돌이켜보며 생각해 보고 싶었다.
브런치를 선택한 이유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공유한다는 점과 아주 간단하고 빠르게 업로드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새벽에 잠 못 이루는 밤 찬찬히 그동안의 피드를 살펴보는 것도 꽤 재미난 추억여행이 된다. 하지만 #제주다미 컨텐츠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귀여운 이모티콘들과 해시태그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와 감정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이 기억들이 흐려지기 전에 '글'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블로그보단 더 감성적이고 진정성있게 표현하고 싶어 '브런치'를 선택했다.
(+글쟁이가 된 것 같은 허세도 한 몫.)
그리고 내가 시간이 지나 어떤 조급병(마음이 조급해져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에 걸려 갭 이어를 가진 지금의 순간을 마음 속으로 후회한다면 돈보다, 커리어보다 더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만약 새로운 도전과 큰 선택을 앞두고 있다면, 나의 큰 선택이었던 제주에서의 아름다운 시간과 스물다섯 내가 경험한 그 날의 감정들을 들춰보며 그 결정에 큰 힘이 되었으면 더할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