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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말 Jul 25. 2016

드라마를 보다가 또 분노하게 되었다

내가 한국 콘텐츠, 특히 드라마를 경멸하게 된 이유는 일 혹은 인생이 쉽게만 풀려지기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을 그대로 투영해서인 것 같다. 원래 인생은 피곤하고 고달프기만 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무임승차적 반응에 진절머리가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드라마는 이런 낙없는 일상에 어느 희망을 주입하는 좋은 낙원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 모두는 한 번 이상 드라마에게 위로받은 적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신파는 너무도 지겹고. 싫다. 누가 말하길 '신파는 관객보다 앞서서 감정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더욱이 극을 쉽게 이끌고, 수용자들의 판단을 쉽게 요리하기 위해서 주로 세 가지 사골을 버리지 않는다. 첫째는 머리 좋은 사람, 둘째는 돈이 많은 사람, 마지막으로 죽을병에 걸린 사람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극을 쉽게 이끄는 도구 즉 날로 먹는 방법적 장치가 된다. 문제는 세 번째인데 여기서 주로 신파가 등장한다.


신파는 신파이지만 드라마가 아니라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입장에서는 보기가 너무도 힘들다. 감정의 동요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진 제삼자가 이리저리로 환자를 화면에 담는 광경이 너무도 불쾌하다. 그런 드라마를 보는 환자는 또 어쩌며, 그 환자를 지켜보는 입장은 어떤가. 맥없이 시각적 폭력에 주눅 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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