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나는 유소유가 좋다. 소유하지 못함에서 오는 피곤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소유하려는 의지로 우리는 산다. 소유함으로 생기는 피곤. 그 피곤으로 소모되는 시간. 그러한 시간들이 연속되는 인생을 저주하면서도 그렇게 산다. 생각해보면 그게 인생을 낭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진짜 어떤 것을 낭비하는지도 모르고 살지 않는가.
남들은 아파트를 꿈꾸며 저금을 할 때. 나는 땡전 하나 없는 거지가 되었다. 이제는 떠나보내야만 하는 때. 내 것이었던 이 작은 행복이 전부였음을. 나는 떠나보낼 때가 돼서야 느낀다. 소유로 오는 행복을 알았으니 떠나보냄으로 얻는 아쉬움 역시 배워야 할 차례라고 애써 합리화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