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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말 Aug 24. 2016

사구가 되어버린 돌직구

'돌직구'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으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돌직구에는 촌철살인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데요. 빙빙 돌려 말하며 논점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는 갑갑한 모습만 보이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인기가 제법입니다. 청량감을 가져다주는 '사이다'라나 뭐라나. 돌직구에는 처볼테면 처 보라는 자신감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지지부진한 논점을 일순간에 꿰뚫는 돌직구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돌직구에는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나도 한 번 던지고 싶다는 욕심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한 듯 돌직구에는 촌철살인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어느 사안에 대한 통찰력이 밑바탕이 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돌직구를 던지는 사람들은 점점 쾌도난마보다는 통쾌함을 추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점점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게 된 돌직구는 사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사구를 맞고 멍드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 곳곳에서 막말로 국민들의 마음이 멍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면서 자라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그 실수의 잘잘못을 판단하는 것은 당사자의 윤리의식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잘못된 행동이 윤리의식의 합리화로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자본주의, 황금만능주의적 세상에 살면서도 아직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또 그래서 물질보다는 개인의 윤리가 아직도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구나 체감합니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쏴버린 화살 같다고 합니다. 요즘은 돌직구를 던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돌직구는 통찰력을 통해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야 하며, 개인 윤리를 통해서 몸에 맞지 않도록 조정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돌직구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주진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찰이었는지 내 고집이었는지, 개인 윤리였는지 개인적 가치관이었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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