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지긋지긋한 내 병이 아직도 활개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따금씩 진물이 흘려내는 냄새를 알아차릴 때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당신도 진물 냄새의 거북함을 호소할 때가 있었음을 되새긴다. 나는 그렇게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마음이 조금도 없다. 아직도 이따금씩 저녁이 되면 집 밖을 나와서 당신과 자주 걸었던 길을 걷는다. 그 길을 걸음에도 구체적인 기억이나 감정은 생기지 않지만, 이것은 내 나름 추모의 행동이다.
이제 이틀 뒤면 당신이 떠난 지 벌써 한 달이 된다. 그 한 달의 시간은 너무도 단조로웠다. 오지 않는 잠을 부르지 않으며 늦게 자고, 그 늦은 잠의 출발이 늦게서야 도착한 이른 오후에 일어났다. 그리고 일터에서 돌아온 이를 위한 저녁만 먹었다. 실은 그 저녁도 그를 위한 위로의 자리라는 변명으로 함께 했다.
그리고 자신은 신고를 일 년이 지난 후에 했다는 전화도 했고. 결과적으로 이제 비슷한 처지가 된 친구도 만났다. 아직 진물이 흐르는 나와는 달리. 딱지가 떨어져 새살이 돋은 그들을 보았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서글퍼졌다. 그 서글픔 속에서 나는 당신이 다시 그리워졌다.